미국 전기차 충전, 테슬라 표준으로 통일…현대차·기아 합류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International)가 테슬라의 북미 충전 커넥터를 새로운 표준으로 확정했다. GM·포드자동차뿐 아니라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도 테슬라의 충전 커넥터 NACS를 도입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 자동차공학회는 커넥터 NACS 표준(SAE J3400TM)에 대한 기술정보보고서(TIR)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 및 교통부는 “모든 차량과 충전 장비 공급·제조업체가 이 커넥터를 사용·제조·유통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전국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접근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테슬라의 충전 기준은 다른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가 채택해 온 CCS(Combined Charging System)와 충돌해 왔다. 그러나 올해 초 테슬라는 ‘수퍼차저’ 등 자사의 충전 네트워크 일부를 개방하기로 했고, 2024년 말까지 타사에 7500개 이상의 충전기를 개방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직류 고속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 포드가 테슬라의 NACS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다른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도 2025년부터 NACS를 장착하기로 했다. 단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은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등 일부 업체는 자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내년 4분기부터 신형 전기차에 NACS 충전구를 장착하겠다고 지난 10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와 아이오닉 등이 미국·캐나다·멕시코 전역의 1만2000대 수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백악관도 전기차 충전 표준화를 장려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AP는 “이번 미 자동차공학회의 발표는 올해 업계 전반에서 일어난 표준화 움직임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짚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AP에 “한동안은 두 커넥터를 모두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NACS 기술 표준화로 이 충전 커넥터를 제조·보급하는 과정에서 테슬라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자동차·충전 장비 제조업체가 NACS 커넥터·충전구를 적용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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