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연말 인사, 신한 ‘안정’ KB ‘쇄신’ 엇갈린 전략

조계원 2023. 12.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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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들이 내년 경영을 위해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관계인 KB금융지주는 '쇄신'에, 신한금융지주는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해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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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들이 내년 경영을 위해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연말 인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관계인 KB금융지주는 ‘쇄신’에, 신한금융지주는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해 이목이 집중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금융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9명 모두의 연임을 결정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대표와 신한자산운용 조재민 대표에 대해서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부여하던 1년이 아닌 2년의 임기를 부여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그동안 손발을 맞춰온 경영진과 함께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진 회장은 전날 자경위에서 “성과와 역량을 검증 받은 자회사 CEO를 재신임함으로써 CEO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한다” 며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CEO 교체보다는 연임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재선임 추천된 CEO들은 진옥동 회장이 신한은행장 재임시절부터 함께한 자회사 사장단의 일원으로서 서로의 경영 노하우 등을 공유해온 사이”라며, “‘고객중심’,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기본에 충실한 진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자회사별 특성에 맞춰 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전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양종희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지주의 첫 사장단 인사는 안정 보다는 쇄신에 무게가 쏠렸다. KB금융은 먼저 지난달 30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 14일 KB국민은행을 제외한 8개 계열사 중 6개 계열사의 대표 교체를 예고했다. 이는 KB금융이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 쇄신을 추구했다는 평가를 불러오는 대목이다.

KB금융은 당시 계열사 대표 교체와 관련해 “고객과 시장, 영업현장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성과창출 리더십’,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변화혁신 리더십’, 조직 화합과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조직관리 리더십’을 갖춘 후보자 추천을 통해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승계 구조 정착 및 계열사의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두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지주 회장의 성향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KB와 신한의 자회사 대표 추천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지주 회장”이라며 “지주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역시 안정과 쇄신을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지난 14일 총 8곳의 관계사 중 7곳의 CEO 연임을 결정해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달리 우리금융은 8일 은행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며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추진하고 있는 조직 쇄신에 속도를 더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대표 8명 가운데 7명을 교체하기도 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내년 경기 침체나 금리 인하, 부동산 PF 등 다양한 리스크에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며 “지주 별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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