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넘게 숨진 간쑤성 지진…"한국 단층도 스트레스 쌓인다"
19일 중국 간쑤성 린샤현 북쪽 15km에서 6.2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2008년 쓰촨성 대지진(규모 8.0)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 기준 118명이 사망하고 580여명이 부상했다. 구조대는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와 싸우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이번 지진 발생 위치는 유라시아판 내부이지만, 거대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쓰촨성 대지진도 두 판의 충돌 영향으로 발생했다. 간쑤성 지진과 쓰촨성 지진 모두 두 판의 충돌로 생겨난 티벳 고원의 동부 가장자리에서 발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는 "이 지역은 주기적으로 큰 지진이 발생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에서 발생한 큰 규모의 지진은 판 내부에 있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간쑤성 지진은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기에는 거리가 멀고 규모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과장은 "중국 동부나 일본 도쿄 인근에서 규모 8.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한국 단층도 영향을 받지만 간쑤성 정도의 거리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먼 곳부터 인근까지…지진 스트레스 쌓이는 한반도 단층
다만 한반도 단층대가 이러한 지진으로 '작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모든 땅은 연결돼 있고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지진도 오랜 시간에 걸쳐 한반도에 미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지진이 자주 발생한 지역 단층은 스트레스에 약해져 있어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만약 한반도 단층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거리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면 한국 단층에 큰 스트레스를 주고 수년 내에 유발 지진(대규모 지진이 다른 지진을 유발하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 영향권으로 일본 수도권 지역 앞바다, 중국 베이징 등 동부 지역을 꼽는다. 홍태경 교수는 "도쿄 앞바다는 대규모의 지진 발생 위험이 높아 한반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라고 했다.
도쿄 앞바다, 중국 동부 지진 영향권…"단층 모니터링해야"
지난 5월 도쿄 인근인 지바현 앞바다에서는 규모 6.2 수준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달 초 필리핀 앞바다에서 규모 7.6 강진이 일어났을 때 도쿄 앞바다가 쓰나미 경보를 받는 등 이 지역도 다른 지역 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축적하고 있다. 홍태경 교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단층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0) 이후 연간 2.5 규모 이상의 지진이 27.4% 증가했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한반도 지반이 약화하고 단층 형성이 촉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지질학계는 동일본 대지진이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 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호 박사도 "중국 동부 산둥반도를 가로지르는 거대 단층인 탄루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한국에도 유발 지진이 나타난다, 중국 당산에서 발생한 7.8 규모 강진(1976년)이 규모 5.0의 홍성 지진(1978년)으로 이어진 게 예시"라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최근 한반도 내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진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해서 약해진 지반과 단층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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