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오면 땡큐"…'윤나땡' 때와 다르다는 민주당 자신감 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게 떠오르자 더불어민주당에선 “한동훈 나오면 땡큐”(장경태 최고위원)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SBS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꼭 비대위원장이 됐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이 꼭 모셔오기 바란다”며 이른바 ‘한나땡’을 거듭 강조했다.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인적으로 한동훈 비대위가 기대된다”고 했다. 4선의 우상호 의원도 이날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거야말로 미친 짓이다. 그래서 저희는 감사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의 배경엔 “한 장관은 누가 봐도 윤석열 대통령의 대리인”(장경태) “오른팔을 당 대표로 세우면, 윤석열 심판 정서를 더 키우는 것”(우상호)이라는 시각이 깔려있다.
민주당의 한나땡 주장에 정치권에선 “대선 전 민주당의 ‘윤석열 나오면 땡큐’(윤나땡)가 떠오른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10월 “윤 총장이 정치에 뜻이 있다면 윤나땡”(신동근 당시 최고위원)이라며 말을 만들어 퍼뜨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듬해 11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까지 이를 유행어처럼 썼지만, 실제 대선 결과는 윤 대통령의 승리였다.
여권에선 “민주당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때릴수록 컸던 윤 대통령처럼, 민주당의 비판이 한 장관에게 나쁠 것 없다는 취지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18일 SBS라디오에서 “민주당의 한나땡 얘기는 오판”이라며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갈 때도 ‘올라오기만 해봐라’ 하더니 2년 가까이 한 장관에게 쩔쩔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여권에선 대선 때와 현재 모두 보수 진영 최대 맞수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 동일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대선 당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윤 대통령이 도덕적 우위 이미지를 점했듯, 한 장관 역시 같은 상대에게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송영길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됐고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같은 의혹으로 수사 중이라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
물론 당시와 현재가 다르다는 야권의 지적도 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에 대항도 하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도 남겼는데 한 장관은 뭘 보여줬느냐”고 말했다. 권력에 맞서는 이미지로 중도 확장을 꾀했던 윤 대통령과 달리, 한 장관에겐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라는 인식이 강하고, 윤석열 정부 국정 지지도가 30%대에 머무는 점도 한 장관의 상황적 한계로 꼽힌다.
여야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치권 관계자는 “한나땡이 될지 안 될지는 결국 한 장관이 윤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성수(정치외교학) 한양대 교수는 “‘정부 2인자’ 이미지론 윤나땡을 머쓱하게 한 윤석열 대망론을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권력에 맞서던 과거 윤 대통령의 결기를 보여야 한 장관도 대망론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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