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원’ 깃발 든 빗썸… 1强 업비트 맹추격

김준희 2023. 12. 2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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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가 독주하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2위 거래소인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으로 점유율을 배 이상 늘리면서다.

19일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거래량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빗썸의 점유율은 21%를 기록했다.

거래 수수료가 매출의 99%인 거래소의 현실을 고려하면 수수료 무료 정책은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하려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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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시장 지각변동
점유율 10%대 → 20%대로 급증
무료 정책·위믹스 재상장 효과
독점견제 속 불공정거래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업비트가 독주하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2위 거래소인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으로 점유율을 배 이상 늘리면서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위믹스 코인이 업비트를 제외한 거래소 4곳에 재상장된 것도 하위 주자들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19일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거래량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빗썸의 점유율은 21%를 기록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10%를 밑돌던 빗썸의 점유율은 10월부터 20%대에 안착했다. 오랜 기간 국내 가상화폐 거래의 80~90%를 과점하던 업비트의 점유율은 76%까지 떨어졌다. 코인원은 1.9%, 코빗과 고팍스는 0.2% 수준이다.


빗썸의 점유율이 급증한 이유는 수수료 무료 정책 영향이 크다. 빗썸은 지난 6월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BTC마켓을 시작으로 8월에는 원화마켓 일부 종목으로 수수료 지원을 확대했다. 지난 10월부터는 전체 종목에 대한 거래 수수료(0.04~0.25%)를 한 푼도 받지 않기로 했다. 업비트의 독점이 공고해지면서 내린 고육책이다.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으며 생존이 불투명해지자 당분간 손실을 보더라도 점유율을 확대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빗썸 관계자는 “내년에는 가상화폐 시장이 좋아진다는 기대가 있어 추후 경쟁력 있는 수수료율을 도입했을 때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김치코인(국내 발행 코인)인 위믹스의 재상장도 하위 거래소 4곳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위믹스는 지난해 12월 ‘유통량 허위 공시’로 국내 5대 거래소에서 모두 상장폐지됐다. 하지만 빗썸은 지난 12일 위믹스의 유통량 위반 문제가 해소됐다며 다시 거래 지원에 나섰다. 위믹스는 이후 빗썸 원화마켓 거래 상위 1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코빗도 수수료 무료, 위믹스 재상장으로 거래량 급증 효과를 봤다. 만년 4위에 머물던 코빗은 지난 16일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의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이후 다시 4위로 떨어졌지만 한시적으로나마 점유율이 3위로 올라선 건 2019년 3월 이후 4년여 만이었다. 전체 거래량(646억원)의 88%(571억원)가 위믹스에 몰렸다. 코빗 관계자는 “위믹스 상장과 에어 드롭(무료제공), 은행 입출금 한도 상향, 수수료 무료 효과가 어우러진 효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빗썸 등의 수수료 무료 정책이 불공정거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 단체는 지난 13일 빗썸을 불공정행위(부당염매)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거래 수수료가 매출의 99%인 거래소의 현실을 고려하면 수수료 무료 정책은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하려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이에 빗썸 측은 “지배적 사업자의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공정거래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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