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병대 캠프 가면 올림픽 나갈 수 있나” 구시대적 ‘국대’ 극기훈련… 과정도 졸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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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적 발상이란 비판에도 강행된 대한체육회의 해병대 극기 훈련이 진행 과정마저 졸속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의 정신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해병대 극기 훈련을 제안했다.
극기 훈련에만 참가하고 올림픽엔 승선하지 못할 수도 있기에 선수들 사이에선 "해병대 캠프에 가면 올림픽도 무조건 갈 수 있는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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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적 발상이란 비판에도 강행된 대한체육회의 해병대 극기 훈련이 진행 과정마저 졸속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파리올림픽 출전이 결정되지도 않은 선수들이 참가했고, 계획도 며칠 전에 통보돼 선수들이 일정을 맞추느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9일 체육계에 따르면 국가대표 선수단은 18~20일까지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열리는 ‘원 팀 코리아’ 캠프에 참가했다. 황선우(수영), 우상혁(높이뛰기), 안산(양궁) 등 핵심 전력들과 각 종목 코칭스태프 500여명이 입소해 고무보트 훈련 등 해병대 극기 훈련을 진행한다.
지난 10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의 정신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해병대 극기 훈련을 제안했다. 그러나 아직 올림픽 선발전이 끝나지 않은 종목이 대다수라 취지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재 해병대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단은 2024 파리올림픽 대표팀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달 기준 진천선수촌에 입촌해있는 선수들이나 최근 열린 국제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뛴 선수들이 참가 명단을 채웠다. 극기 훈련에만 참가하고 올림픽엔 승선하지 못할 수도 있기에 선수들 사이에선 “해병대 캠프에 가면 올림픽도 무조건 갈 수 있는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입소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한 종목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해병대 캠프 참가 명단 확정 및 세부 계획 등에 대한 공문을 캠프 입소 5일 전에 받았다고 한다. 개별 일정이 있거나 진천선수촌에 입촌하지 않고 있었던 선수들의 경우엔 따로 차편을 구해 포항까지 이동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소속팀도 곤란한 상황이다. 입소한 선수들 중 소속팀이 있는 이들은 팀 훈련까지 빠지며 극기 훈련에 참여했다. 많게는 한 팀에서 핵심 선수 6명이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주에 전지 훈련이 잡혀있다는 한 소속팀 감독 A씨는 “팀에 와서 손발을 맞춰야 할 때인데 캠프에 가게 되어 걱정”이라며 “괜히 한파 속에 몸을 움직였다 부상을 당하면 어쩌나 싶었다. 솔직히 보내기 꺼려졌다”고 말했다.
정신력 강화의 방식이 해병대 체험인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찍힐 수밖에 없다. 해병대 훈련에 참여 중인 국가대표 감독 B씨는 “사실 정신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부상 위험이 있는 훈련은 희망자에 한해서만 진행했다”며 “선수들끼리 단합하고 국가대표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한 한시적인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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