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도 전격 합류… IT 노조 힘 받는다

조민아 2023. 12. 2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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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 노동조합이 최근 들어 발언권을 높이고 있다.

그간 IT 노조는 다른 업계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화섬식품노조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이 IT위원회로 참여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NHN 노조 설립을 환영하며 "이제 판교에서 노조는 '낯섦'이 아니라 '익숙함'"이라며 "회사의 일방적인 복지 축소, 근무 제도 변경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포기하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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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불안·성과 배분에 불만 커져
노조에 소극적이던 분위기 달라져


정보기술(IT) 업계 노동조합이 최근 들어 발언권을 높이고 있다. 그간 IT 노조는 다른 업계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기 침체로 인한 고용 불안정성, 불공정한 성과 배분에 대한 문제 의식 등 여러 요인이 이들 노조를 강성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N 노조 준비위원회는 지난 18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NHN지회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NHN 지회는 “최근 NHN는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복지, 근무 제도를 축소 및 변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엔씨소프트 노조가 공식 출범했다. 화섬식품노조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이 IT위원회로 참여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NHN 노조 설립을 환영하며 “이제 판교에서 노조는 ‘낯섦’이 아니라 ‘익숙함’”이라며 “회사의 일방적인 복지 축소, 근무 제도 변경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포기하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IT위원회는 내년 임금 교섭을 ‘IT 임금 협약 연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IT 산업 내 공정한 성과 배분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IT위원회는 “트렌드에 민감한 IT 산업 특성상 회사는 소수 경영진의 판단에 의존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실무진 의견은 배제됐고, 분사·인수·합병 등 사업 및 조직 개편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경영진의 비위 의혹 등으로 내홍이 격화돼 노조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매주 월요일 경영진 비상경영회의가 열리는 경기도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직원들이 명확히 쇄신안에 대해 참여할 수 있는 기구나 협의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T 노조 활성화는 코로나19 엔데믹이 분기점이 됐다. 개발자들은 코로나19 기간에 이직을 자유롭게 하다가, 최근에는 한 회사에 정착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커리어를 쌓는 데 골몰하던 개발자들이 최근에는 근로자나 직장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로 IT 업계가 특수를 누렸지만, 그에 따른 성과가 정당하게 배분되지 않아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IT 기업에서 경기 침체로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노조 활성화의 한 배경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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