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역설적 인생 해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말입니다.
그는 역설적으로 인생을 해석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6~18) 널리 알려진 이 성경 말씀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인생을 해석할 말씀입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고백하는 그의 인생 해석은 역설적으로 항상 기쁨과 감사로 충만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말입니다. 2023년 계묘년도 어느덧 저물어 갑니다.
올 한 해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기쁜 일, 슬픈 일, 좋은 일, 힘든 일, 여러 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해를 돌아보며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가보단, ‘살아온 올 한 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올 한 해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보다,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살아온 인생을 감사로 해석하십니까. 아니면 후회하고 계십니까. 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건 모두에게 같지만, 기독교인이라면 나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기쁨과 감사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나도 힘든 인생을 살았기에 긍정과 감사로 인생을 해석하기엔 버거워 보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힘들게 살아온 인생을 긍정과 감사로 해석하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11년전 이맘때 나온 영화 ‘레 미제라블’의 한 장면입니다.
주인공 장발장은 굶주리는 일곱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합니다. 여차여차하여 죽음을 눈앞에 둔 팡틴이란 여인이 자신의 딸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하고, 장발장은 혹사당하던 코제트를 구하고 입양해 자신이 키웁니다. 장발장의 돌봄으로 잘 자란 코제트는 마리우스라는 청년과 사랑하고 결혼을 약속합니다. 이 젊은 커플 앞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장발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지금 나는 평화롭게 죽을 수 있구나. 왜냐하면, 나의 인생은 축복받은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과 거리가 먼 고백입니다. 그의 인생은 축복은커녕 저주받은 것 같은 불우한 인생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1862년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입니다. 장발장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이 소설의 원제목은 프랑스어로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인데,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입니다. 장발장은 비참하고 힘겨운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고백은 비참함이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 그는 역설적으로 인생을 해석했습니다.
‘올 한해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처음에 드렸던 이 질문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당신은 올해를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원망과 후회와 불평으로 해석하십니까 아니면 기쁨과 감사와 축복으로 해석하십니까.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6~18) 널리 알려진 이 성경 말씀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인생을 해석할 말씀입니다. 기쁜 일이 종종 있으면 잠깐 기뻐할 수 있겠지만, 항상 기뻐할 수는 없습니다. 감사할 일이 종종 있으면 그때마다 감사할 수 있겠지만, 범사에 감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항상 기뻐할 수 없이 살아온 인생도, 항상 기쁨으로 해석할 수는 있습니다. 항상 감사할 수 없이 살아온 인생도, 항상 감사로 해석할 수는 있습니다.
이 말씀을 전해준 사도 바울의 인생이야말로 복음을 위해 고초를 당한 힘든 인생이었습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고백하는 그의 인생 해석은 역설적으로 항상 기쁨과 감사로 충만했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또 장발장처럼, 인생을 역설적으로 해석할 믿음을 우리도 구합시다. 올 한해뿐만 아니라 남은 모든 인생까지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길 소망합니다.
김동환 목사(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김동환 목사는 기독교윤리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 대학교회 담당목사와 연세대 삼애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했습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립·은둔 청년에게 희망을” 손 내미는 이 교회 - 더미션
- [단독] 그림자 영아 수사 이후 ‘베이비박스 영아’ 절반 급감 왜 - 더미션
- 반짝이는 교회의 밤 따뜻한 나눔 속으로 - 더미션
- 정부 정책 앞서… 정신건강 돌봄·상담 일찌감치 힘써온 교계 - 더미션
- 기독 청년 45% “심적 평안 위해 점·사주 본 적 있다” - 더미션
- 섬 교회는 발로 뛰고… 쑥쑥 크는 ‘안부 묻는 우유’… 대형 교회는 실탄 지원 - 더미션
- “노방전도 너무해” 맘카페가 뿔났다 - 더미션
- “축소사회 위기 속 교회·세상 잇는 다리 돼달라” - 더미션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