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를 만드는 디자이너 앤드류 권

김명민 2023. 12.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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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신예 디자이너로 떠오른 앤드류 권은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Q : 독자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한다

A : 나는 앤드류 권이다. 한국계 미국인이고, 28세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후 뉴욕에서 활동 중이다. 주로 웨딩드레스를 선보였는데, 최근 이브닝 웨어로 영역을 확장했다.

Q : 브랜드 시작은 어땠나? 성장 과정이 궁금하다

A : 2년 전 학교를 졸업하고 브랜드를 론칭했다. 당시 팬데믹이라 오프라인도 활성화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였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브랜드 론칭이 흔치 않은 시기라 오히려 주목받은 것 같다. 이후 뉴욕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컬렉션을 선보였다. 지난해 뉴욕 패션위크에서 이브닝 웨어 컬렉션으로 데뷔했고, 올 2월에는 첫 패션쇼를 열었다.

Q : 웨딩드레스를 선택한 이유

A : 8년 전 엄마가 재혼했는데 결혼식에 엄마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걸어 나오는 순간, 엄마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울컥했다. 그때 웨딩드레스가 내 마음에 들어온 것 같다. 여자에게 가장 눈부신 순간을 선사해 줄 드레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레드 카펫에 대한 동경이랄까, 레드 카펫 위의 화려한 드레스에 대한 로망이 늘 있었다. 그렇게 첫 컬렉션을 웨딩드레스로 완성했다.

Q : 엄마에 대한 애틋함이 보인다.

A :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Q : 서울은 어떻게 오게 됐나

A : 미국에서 줄곧 자랐기 때문에 자주 오지 않았다. 엄마가 재혼한 후 가족 모두 친척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그때가 처음이었고, 이후에는 매년 한두 번 정도 찾는다. 이번에는 특별한 초대를 받아서 왔다.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만든 ‘CFDA| 제네시스 하우스 AAPI 디자인+혁신 보조금(Genesis House AAPI Design+ Innovation Grant)’ 프로그램에서 차세대 디자이너로 선정됐다. 2월까지 제네시스와 한국적 요소에서 영감받은 컬렉션을 완성해야 하는데, 관련 촬영과 영감을 받기 위해 내한했다.

백리스가 돋보이는 스팽글 장식 드레스.

Q :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A : 나를 포함해 세 명의 동양 디자이너가 선정됐다. 프라발 구룽을 포함한 시니어 디자이너들의 멘토링을 받아 컬렉션을 만들고 경합을 벌인다. 4만 달러를 지원받아 컬렉션을 완성하고, 2024년 2월에 발표되는 우승자는 브랜드 지원금 6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Q : 어디에 다녀왔나

A : 현대자동차 본사부터 제네시스연구소 그리고 한옥마을 같은 전통 공간을 방문했다.

Q :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

A : 제네시스연구소가 인상적이었다.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본 혁신적 요소들이 새롭고 놀라웠다. 자동차 컬러도 단순하지 않더라. ‘한라산 그린’이라는 컬러가 머릿속에 맴돈다.

Q : 영감의 원천

A : 음악과 야경 그리고 〈그리스 신화〉. 이 세 가지가 드레스에 녹아들어 있다. 피아니스트인 엄마 덕분에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에 익숙했다. 그중에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연주와 조수미의 노래같이 극적인 분위기가 강조된 음악을 즐겨 듣는다. 야경은 어릴 때 하늘에서 본 반짝이는 불빛을 보고 빠지게 됐다. 그 때문인지 크리스털같이 화려한 소재를 드레스에 자주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늘 영감을 준다. 드레스를 완성하면 여신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한다.

Q : 디자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A : 극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 시폰을 활용해 풍성한 스커트를 만들거나 주로 긴 트레인을 활용한다.

Q : 가장 애착이 가는 드레스

A : ‘헤라’라는 이름의 웨딩드레스. 여러 겹의 시폰을 레이어드한 풍성한 스커트가 특징이다. 파슨스 졸업 작품전에 선보인 드레스 컬렉션도 마음에 매우 들었었다.

풍성한 스커트가 돋보이는 뷔스티에 튤 드레스.

Q : 드레스를 입히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A : 너무 많다. 앤 해서웨이, 니콜 키드먼, 캐리 워싱턴, 안야 테일러 조이 등 레드 카펫에 자주 등장하는 할리우드 여배우 그리고 퍼스트레이디! 내가 사랑하는 성악가 조수미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조수미를 위한 드레스는 이미 계획 중이다. 얼마 전 아틀리에에도 다녀갔다. 빠르면 연말에 그녀가 앤드류 권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할 수도 있다. 많이 기대된다.

Q : 웨딩드레스에서 이브닝 웨어로 영역을 확장했다. 더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

A : 백화점 쇼윈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웨어러블한 드레스. 가볍지 않지만 일상에서도 시도해 볼 만한 드레스로 더 많은 사람이 앤드류 권의 드레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드레스와 단짝 친구인 하이힐 슈즈 컬렉션과 향수 라인도 론칭하고 싶다.

Q : 향수는 꽤 의외다

A : 향기에 예민한 편이다. 사람들이 어떤 향수를 쓰는지 관심이 많다. 자극적이지 않고 중성적인 뉘앙스의 향을 만들고 싶다. 예를 들면 플로럴과 우디 노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향.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향수도 그렇다.

Q : 차세대 디자이너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A : 많은 사람에게 앤드류 권을 알리는 게 목표다. 디자이너를 넘어 큰사람이 되고 싶다. 디자이너지만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많아 사업가 앤드류 권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Q : 곧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후 일정도 바쁠 것 같은데

A : 니먼 마커스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성 트렁크 쇼를 선보이기 위해 시카고를 비롯해 미국 내 7개 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Q : 다가오는 연말 계획은

A : 12월에 캐리비언해에 있는 생바르텔레미(St. Barth) 섬에 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수미 콘서트에도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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