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역성장…LG전자 반등은 언제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12. 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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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선도 붕괴...증권가도 눈높이 낮춰

‘가전 명가’ LG전자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시작된 하락세는 9거래일 연속 지속됐다. 지난 12월 7일에는 종가 9만5300원을 기록, 10만원 선도 붕괴됐다. 이튿날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9만4600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12월 첫째 주(12월 4~8일) 외국인·기관투자자는 각각 410억원, 162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후 11일과 12일 기관투자자들이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는 듯싶었지만, 12월 13일 종가 기준 9만5800원으로 부진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증권가도 눈높이를 낮췄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BN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기존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BNK투자증권은 기존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조정했다. LG전자 본업으로 꼽히는 TV와 가전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여기에 적자 자회사 LG디스플레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더해지고 있다.

‘역성장’ OLED TV 시장

매출은 비슷한데 OPM 하락

증권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부진을 주목한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지면서 전 세계적인 TV 시장 불황이 찾아왔는데, 그중에서도 고가 프리미엄 라인인 OLED TV 시장 타격이 크다는 것. 실제 OLED TV 시장은 예상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연속 700만대 출하량 벽을 넘지 못했고, 올해는 역성장까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OLED TV 출하량은 371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0만대와 비교해 13.7% 줄었다.

TV 부문에서 ‘OLED TV 올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LG전자 입장에서는 타격이 상당하다. 이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누적) OLED TV 점유율(출하량 기준) 55%를 기록했다. 하지만 출하량 자체는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1%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은 기술이 상향 평준화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화질’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오히려 가격이나 화면 크기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2025년 이후 OLED TV 출하량이 500만대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들도 나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HE(TV 사업) 부문은 OLED TV 등 고가 제품의 판매 부진 영향으로 4분기 매출액 추정치를 3% 하향 조정하고, OPM(영업이익률)도 기존 1.6%에서 0.3%로 조정한다.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전 부문(H&A)도 TV 사업과 상황이 비슷하다. 증권가는 H&A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를 근거로 H&A 부문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HE와 H&A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약화,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예상 대비 증가해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H&A 부문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0.6%로 2.3%포인트 낮췄다. 매출은 기존 전망치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결과다.

‘골칫거리’ 자회사 LGD

비용 지원·조 단위 지분법 손실

자회사 LG디스플레이의 부진한 실적도 LG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지분법 손실 규모가 커졌다. 지분법 손익은 기업이 보유한 지분율만큼 손익 계산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대상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면 지분법 이익을 누릴 수 있고, 반대의 경우 지분법 손실이 발생한다. 회사에 따라 해당 비용을 영업이익에 포함시키거나 영업외이익으로 회계 처리해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관계사 12곳, 공동 투자 기업 9곳 등 총 21개사를 지분법 평가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지분법 손실을 기록 중이다. 규모도 상당하다. 올해 3분기 누적 지분법 손실은 1조600억원. LG전자가 대규모 지분법 손실을 반영한 것은 LG디스플레이 부진과 관련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 저가 물량 공세로 LCD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주도권을 쥔 대형 OLED 패널 시장은 전방 산업 부진으로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겹악재로 실적은 고꾸라졌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만 2조5605억원에 달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회사 LG디스플레이 재무건전성 개선도 꼭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LG디스플레이 4분기 실적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11월 리포트를 통해 LG디스플레이 4분기 실적을 향후 신용도를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신용평가는 “4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지거나, 영업이익이 창출되더라도 그 규모가 크지 않아 점진적인 실적 개선 기대와 이익 창출력 변동 완화 가능성이 약화되는 경우에는 신용도 하향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올해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일제히 ‘A+’에서 ‘A’로 낮춰 잡았는데,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용도 하락은 자금 조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신용도가 더 떨어져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LG전자가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LG디스플레이에 1조원을 빌려줬다. 설비 투자 등 운영자금 용도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계속되고 신용도까지 떨어지면 증자 가능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최대 주주인 LG전자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등은 ‘내년 모멘텀’ 두고 봐야

파리 올림픽 등 시장 확대 기대감

시장의 관심은 반등 시점에 쏠린다. 증권가는 2024년 열릴 파리 하계 올림픽과 UEFA 유로 2024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주목한다. LG전자 HE(TV)와 H&A(가전) 모두 반등 가능한 모멘텀을 마주했다는 평가다.

통상 디스플레이 업계는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TV 교체 수요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특히 올림픽과 유로 2024 모두 유럽에서 개최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유럽은 전체 OLED TV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만큼, OLED TV 핵심 시장으로 불린다. 김지산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반기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면서 “파리 올림픽, 유로 2024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유럽에서 예정된 만큼, 유럽 의존도가 큰 OLED TV의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꼽히는 전장(VS) 부문의 본격적인 성장도 기대해볼 대목이다. 증권가는 2024년 전장 부문 실적(영업이익 기준)이 올해 대비 2배 뛸 수 있다고 내다본다. SK증권은 올해 전장 부문 영업이익률을 1.8%로 잡았는데, 2024년 3.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형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장 부문 수주는 2023년 말 80조원에서 2024년 말 100조원으로 증가가 기대된다”며 “LG전자의 전장 부품인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돋보일 수 있는 제품군”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미래전략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전장 사업에서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Top)10 전장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기차 충전 솔루션 신사업을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9호 (2023.12.20~2023.12.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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