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후보 확정…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세종텔레콤 '3파전'

강나훔 2023. 12. 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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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28㎓ 대역 전국단위 주파수 할당 신청 접수 마감
-마이모바일, 스테이지엑스, 세종텔레콤 등 3곳 신청
-대기업 신청 없어…망 구축 의무 대수 충족 가능성 의문

통신 3사의 독과점을 깨뜨릴 제4이동통신사 후보가 확정됐다. 28㎓ 대역 전국단위 주파수 할당을 두고 마이모바일(미래모바일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 컨소시엄), 세종텔레콤 등 3곳이 경쟁을 벌인다. 입찰 경쟁에서 이기면 이들 업체는 '알뜰폰 사업자'에서 벗어나 제4이통사로 탈바꿈 하게된다. 다만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중견기업들이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기존 3사의 지위에 버금가는 통신사로 거듭날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세종텔레콤 '3파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이동통신(IMT)용 26.5~27.3㎓ 대역(800㎒폭, 앵커 주파수 700㎒ 대역 20㎒폭) 주파수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컨소시엄 등 3개 법인이 전국 단위로 주파수할당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신한투자증권과 합작해 만든 법인이다. 향후 3년간 90개 핫스팟에 6000개 이상 기지국을 구축하고 스마트 병원, 실감 콘텐츠 등 기업 간 거래(B2B),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국내엔 5G 28㎓ 지원 단말이 없는데, 폭스콘 내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관련 계열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28㎓ 지원 중저가 단말 라인업 확대도 준비 중이다.

세종텔레콤은 B2B 용도로 28㎓ 주파수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텔레콤은 알뜰폰과 이음5G(5G 특화망)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2015년에도 제4이통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당사의 미래성장동력 확보 전략에 따라 주파수할당신청을 했다"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기간 제4이통사 도전 의사를 내비쳐왔던 미래모바일 컨소시엄 '마이모바일'도 할당 신청에 성공했다. 앞서 마이모바일은 이날 오후 1시 과기정통부 청사를 찾았으나 입찰보증보험 신청자 표기 등과 관련해 일부 서류 문제가 있어 신청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접수 마감 전 컨소시엄 명의로 입찰 보증보험을 새로 발급받아 정식으로 신청 서류를 접수할 수 있었다.

주파수 할당 신청이 마감됨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신청 법인을 대상으로 전파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결격 사유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해당 법인들에 적격 여부 통보를 완료한 뒤 주파수 경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번 신청 법인들은 모두 주파수 경매 경험이 부족한 사업자들로, 원활히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공정한 경매 관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기업 신청 없어...28㎓ 믿고 맡길수 있나

28㎓ 등 밀리미터파 주파수는 국내 통신사들이 5G 서비스에 사용하는 3.5㎓의 중저대역보다 대역폭이 넓고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28㎓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벽과 건물을 통과할 수 있는 투과성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같은 면적에 통신망을 구축하려면 3.5㎓에 비해 더 많은 기지국을 만들고 장비를 넣어야 한다. 업계에선 300개가량의 28㎓ 핫스팟 구축을 가정하면 약 3000억원 수준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재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과기정통부에선 풍부한 자금력을 지닌 금융권이나 대기업에서 참여하길 원했다. 시장 진입 장벽도 낮췄다. 정부의 주파수 할당계획(안)을 보면 신규 사업자들이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기 위한 할당대가 최저경쟁가격은 740억 원, 구축해야 하는 망 기지국은 3년차 기준 6000대다. 2018년 이통 3사가 5G 주파수를 할당받을 당시 최저경쟁가격인 2702억 원과 망 구축 의무 대수인 1만5000대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그러나 통신 산업이 규제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금융권·대기업에선 시장 진입을 꺼려왔다. 이번 28㎓ 주파수 할당 신청에도 그동안 거론돼 왔던 네이버와 카카오, 신세계, 한화 등 대기업 어느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나마 스테이지파이브가 얼마전까지 카카오 계열사로 대기업 지위에 있었지만, 전날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카카오 집단에서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아닌 신규 사업자가 망 구축 의무 대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과거 28㎓ 주파수 할당을 받은 통신 3사는 의무적으로 각각 1만5000대의 망 구축을 이행해야 했는데, 3년 동안 SKT 1605대, KT 1586대 LG유플러스 1868대만 구축해 이행률이 3사 모두 10%대 수준이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28㎓ 사용처도 마땅치 않고, 할당대가 외에도 기지국 설치, 운영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쉽지 않다"라며 "망 구축 의무 대수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해마다 늘어가는 설치·유지관리 비용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종국엔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해 포기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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