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1R 탈락 여파'…한국 야구 WBSC 랭킹 4위→일본 8년 연속 1위 수성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야구가 2023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을 4위로 마감했다. 영원한 맞수 일본은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WBSC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남자 야구 세계랭킹에 따르면 한국은 4353점으로 1위 일본(5797점), 2위 멕시코(4764점), 3위 미국(4492점)의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대만이 4170점으로 5위였다.
일본은 2015년 1월 WBSC 랭킹 1위 등극 이후 8년 넘게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2019 프리미어12 우승, 2021 도쿄 올림픽 금메달,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등 메이저 국제대회를 연이어 석권하면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은 덕분이다.
WBSC 남자 야구 세계 랭킹은 80개 국가를 대상으로 순위를 매긴다. WBSC 프리미어12 등 WBSC가 주관하는 국제대회 시드 배정과 조 편성 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랭킹 관리가 중요하다.
WBSC 주관 대회 중 프리미어12에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 1200점이 걸려 있다. 대회 수준은 훨씬 더 높지만 WBSC가 아닌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경우 프리미어12보다 낮은 1000점의 포인트가 부여된다.
프리미어12 우승 국가는 1200점에 우승 보너스 180점이 추가 부여돼 1380점을 획득할 수 있다. WBC도 기본 우승 포인트 1000점에 추가 점수 150점이 붙어 총 1150점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올해 3월 WBC에서는 20개 출전국 중 10위에 머무르면서 621점을 얻는 데 그쳤다. 1라운드 탈락 여가 WBSC 랭킹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한민국 2023 WBC 대표팀은 본선 1라운드 B조에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편성됐다. 무난히 2라운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경기였던 호주전에서 충격적인 7-8 패배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한일전은 역대급 참사로 남았다. 마운드 붕괴 속에 4-13 대패를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후 체코, 중국을 차례로 꺾고 2승 2패를 기록했지만 호주에 밀려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WBC 2라운드 진출 실패 여파로 3월 WBSC 랭킹이 기존 4위에서 5위로 밀려나는 수모까지 당했다.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 직후 2위까지 올라섰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한국 야구는 일단 지난 10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체면치레를 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대회 4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대만 타선을 봉쇄했고 최지민(KIA 타이거즈), 박영현(KT 위즈), 고우석(LG 트윈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리드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한국 야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WBSC 포인트 235점을 획득했다. U-18(18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3위에 오르면서 418점을 추가해 3위 미국과의 격차를 좁혔다.
WBSC는 아마추어 선수들 위주로 참가하는 연령대별 챔피언십 대회(U-12, U-15, U-18, U-23) 우승 시 300∼600점을 부여한다. 아시안게임은 우승에도 포인트가 많지 않다.
한국 야구는 WBC 참사의 아픔을 딛고 순조롭게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들이 거의 그대로 참가한 지난 11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호주, 대만을 격파하고 일본과 대등하게 싸우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마운드는 문동주, 타선에는 노시환(한화 이글스)이라는 확실한 기둥이 생겼다.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김형준(NC 다이노스) 등 외야와 포수 포지션의 세대 교체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수확이었다.
한국이 향후 WBSC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내년 프리미어12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게 중요해졌다. 2015년 초대 대회처럼 우승을 차지한다면 큰 폭의 순위 상승도 노려볼 수 있다. 2024 파리올림픽은 야구가 없어 내년 프리미어12와 2026년 WBC가 한국이 WBSC 포인트를 크게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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