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경쟁자에 '부적격' 통보…비명 "검증마저 친명 사유화"
내년 4·10 총선을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작업이 초반부터 잡음을 빚고 있다. 친(親)이재명계 핵심인 조정식 당 사무총장의 지역구(경기 시흥을) 예비후보자 적격심사에서 탈락한 경쟁자가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다. 당내 비명계에선 곧장 “예비후보자 검증마저 친명계가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경기 시흥시장을 지낸 김윤식 전 시장은 18일 민주당 후보검증위(위원장 김병기)로부터‘부적격 판정’을 통보받았다. 2020년 4·15총선 예비후보로 조 사무총장과 경쟁하던 당시 “공천확정 이후 당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등의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원혜영)는 경기 시흥을을 ‘3인 경선 지역구’로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이해찬 전 대표가 이끌던 당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단수 공천 지역구’로 바뀌었다. 당시 지역구 4선 의원으로 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조 총장이 단수 후보로 선정됐다. 경선 기회를 잃은 김 전 시장은 당에 대해 공천 무효소송과 가처분 신청, 위자료 청구 소송 등을 제기했으나 최종 패소했다.
김 전 시장은 19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에서 설명하는 (부적격) 이유는 경선불복 행위를 했다는 건데, 경선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경선불복죄가 성립하는지 모르겠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결국 조정식 사무총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이런 짓을 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정상적인 당이라면 이런 행위를 한 자들에 대해 엄중한 경고와 징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도 지도부 비판에 가세했다.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등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은 이날 “김 전 시장에 대한 부적격 결정 사유를 보면 검증의 잣대가 공정한지, 더 나아가 친명에 의해 사유화된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 사당화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당무 사유화까지,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있다”며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병기 검증위원장 겸 수석부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당은 진화에 나섰다. 당 후보검증위는 즉각 공지를 통해 “김윤식 신청자는 2020년에 당의 공천 결정에 가처분신청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상대로 2년 6개월에 걸쳐 1억원 상당의 비용을 요구하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해 패소했다”며 “이는 일반 및 특별당규상 당의 결정을 현저하게 위반한 부적격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도 예비후보자 검증 과정의 공정성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경선캠프 출신 최성 전 고양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5년 전 고양시장 재임 시절 ‘당정 협력 일절 불응’을 이유로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며 “나처럼 체계적으로 8년 동안 당정 협의를 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반명·비명을 향한 공천 학살의 시작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원로가수가 성희롱" 고백한 사유리…추측 쏟아지자 결국 | 중앙일보
- "삼촌, 하루만 더 버텨주세요" 임종 지키는 이유 그때 알았다 | 중앙일보
- 임세령, 딸과 태국 유명식당서 포착…맞은편엔 블랙핑크 리사 | 중앙일보
- 이홍기 "여벌 속옷 들고 다녔다"…국내 1만명 희귀질환 뭐길래 | 중앙일보
- “이제 건달 아녀, 기업인이여” 하얏트 거머쥔 배상윤의 몰락 | 중앙일보
- 18층 아파트 지붕서 부둥켜안더니…간담 서늘한 '애정행각' | 중앙일보
- LG가 세모녀 "구광모, 합의보다 유산 더 받아…그래서 소송" | 중앙일보
- 백종원, 신고 당하자 충격…예산 상인들에 "엄청난 배신감" | 중앙일보
- "아침 먹고 살 20㎏ 빠졌다" 초고도비만 20살에 일어난 변화 | 중앙일보
- “여기가 무슨 동창회입니까” 재판장도 웃게 한 尹의 호통 [비하인드:론스타 그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