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구속 시킨 檢, 녹취록 '돈봉투 의원' 줄줄이 소환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으로 18일 구속되면서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민주당 의원 20명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은 핵심 증거인 녹취록과 법정 증언에서 혐의가 구체적인 순서대로 의원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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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살포' 인정돼… 수수의원 조사 대상이 관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2021년 민주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가 뿌려졌다고 보고있다. 그해 4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과 다음 날인 29일 의원회관에서 총 6000만원이 살포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 구속으로 ‘돈봉투 사건 수사’에 자신감을 얻은 분위기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송 전 대표가)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됐다”며 불법자금 살포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파악한 돈봉투 전달 경로는 사업가 김모씨→박용수씨(송 전 대표 보좌관)→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윤관석 의원→민주당 의원들이다. 박씨와 이 전 부총장, 윤 의원 등 중간 통로에 있던 이들 모두 돈봉투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윤 의원이 동료 의원 누구에게 봉투를 건넸는지 밝히지 않았고, 돈 전달 현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검찰의 돈봉투 수수 의원 조사의 우선 대상은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과 나눈 대화 녹취록에 직접 등장하는 이성만·임종성·허종식 의원 등 3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23일 공판에서 윤 의원이 “인천 둘(이성만, 허종식)하고 (임)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 등장 의원들부터 차례로 조사할 듯
녹취록에서 추가로 언급된 의원 4명도 있다. 윤 의원이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며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의원을 거론하자 이 전 부총장은 “거기 다 해야지. 오빠, 호남은 해야 돼”라고 답한 대목이다. 이 전 부총장은 “봉투를 미처 주지 못한 4명에게도 돈을 줘야한다는 취지였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지난달 공판에선 돈봉투 살포 현장으로 지목한 외통위 소회의실 참석자 명단을 공개했는데 녹취록에 나온 7명도 포함돼 있다. 당시 참석자로 '김남국 김병욱 김승남 김승원 김영호 김회재 민병덕 박성준 박영순 박정 백혜련 안호영 윤관석 윤재갑 이성만 이용빈 임종성 전용기 한준호 허종식 황운하' 등 총 21명 의원이 거명됐다.
하지만 돈봉투를 수수한 구체적 증거 없이 이름이 거론된 현직 의원 전원을 소환조사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검찰 역시 신중한 태도로 조사 대상을 검토 중이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혐의가 구체적이고 확실한 의원들부터 순차적으로 조사할 텐데 결정적 증거가 나와야 조사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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