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거취 추궁하는 野에 "혼자 궁금해하시면 될 것 같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9일 차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자신의 거취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혼자 궁금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 장관을 향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한다”며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법사위에 올라와 있는 법들도 있고 할 일도 많은데, 거취와 관련해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라고 한 장관에게 물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에 한 장관은 “여기서 말씀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이 재차 “오늘이 마지막인지, 아니면 다음 주가 마지막 상임위인지 궁금해한다”고 질의하자, 한 장관은 “그냥 의원님 혼자 궁금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여당 의원들은 한 장관의 거취를 묻는 김 의원에 반발하며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여당 의석을 향해 “왜 좀 물어보면 안 됩니까”라고 말한 뒤 “이런 이야기가 적절하냐고 말하지만, (법무부) 현안들도 무거운 게 굉장히 많다”며 “실제로 산업부 장관도 3개월 만에 교체됐다. 국정이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야 경제도 잘 굴러가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비판했다.

앞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명된 지 3개월 만에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면서 “장관이 답변하고 약속하고 한 게 많은데 잘 챙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차원에서 국민적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한 장관의 정치적 거취에는 관심이 없다.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중대한 과제가 관련 부처 장관의 거취 문제로 혼란을 겪거나 동력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의 거취 문제로 이민청 설치,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 등 법무부가 추진하는 정책 과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의 발언에 한 장관은 별다른 답변은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