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전화 속아 “우크라 지원” 실토한 러 작가, 테러 혐의로 수사

이서현 2023. 12. 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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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 성향의 유튜버의 장난 전화에 속아 우크라이나 지원 사실을 실토한 러시아 유명 작가가 테러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됐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테러를 정당화하고 러시아군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작가 보리스 아쿠닌(67)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본명인 그리고리 치카르티쉬빌리 대신 필명 보리스 아쿠닌을 사용하는 그는 러시아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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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명 작가 보리스 아쿠닌
친정부 유튜버에 넘어가 우크라 지원 사실 밝혔다가 ‘테러리스트’ 지정
아쿠닌 “이것이 러시아의 현실”
러시아 작가 보리스 아쿠닌. 영국 매체 가디언 엑스 캡처


친정부 성향의 유튜버의 장난 전화에 속아 우크라이나 지원 사실을 실토한 러시아 유명 작가가 테러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됐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테러를 정당화하고 러시아군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작가 보리스 아쿠닌(67)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금융감독청 ‘로스핀모니토링’은 이날 아쿠닌을 ‘극단주의자 및 테러리스트’ 명단에 추가하기도 했다.

본명인 그리고리 치카르티쉬빌리 대신 필명 보리스 아쿠닌을 사용하는 그는 러시아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다. 1965년 당시 옛 소련의 일부였던 조지아에서 태어났으며 반체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아쿠닌은 이달 초 ‘보반’과 ‘렉서스’로 알려진 친정부 유튜버가 자신을 우크라이나 인사라고 속이고 걸어온 전화에 속아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부금을 모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이러한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당국은 수사에 들어갔으며 러시아 출판사 AST는 바로 아쿠닌의 책 판매를 중단했다.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아쿠닌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테러리스트들이 나를 테러리스트라고 선언했다”며 “출판 금지와 작가에 대한 테러리스트 지정 등 어쩌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이 사건은 사실은 중요한 이정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에서는 옛소련 시절 이후 출판 금지가 없었고 스탈린 이후 작가들에 대한 테러 혐의 기소가 없었다”며 “이것은 악몽이 아니다. 러시아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는 러시아군의 평판을 훼손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 군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이 제정됐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예술계의 의견을 묵살하고 비판적인 작가들의 서적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탄압을 이어간다는 비판도 받는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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