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산업화 상징' US스틸, 일본제철이 18조원에 산다
미국 ‘산업화의 상징’ US스틸이 일본 1위 철강 기업 일본제철에 인수된다. 전기차 강재 수요를 노린 투자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4000억원)에 매수한다고 밝혔다. US스틸 주식을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일본제철 측은 “선진국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고급 강재 수요를 기대한다”고 알렸다.
122년 역사를 자랑하는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이며 시작됐다. 카네기스틸에 페더럴 스틸 컴퍼니, 내셔널 스틸 컴퍼니가 합병하며 탄생한 US스틸은 이후 세계 최대 철강 회사으로 성장했다. 전성기였던 1943년에는 직원 수가 34만여 명에 달했고, 1953년에는 조강 생산량이 3500만t(톤)을 기록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 ‘뉴욕의 상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75년간 본사를 뒀던 업체로도 유명하다.
사세가 꺾이기 시작한 건 20세기 후반부터다. 일본과 독일에 이어 중국 업체들이 강하게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에는 미국 주요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한때 시가총액 세계 1위였던 회사의 굴욕이었다. 그러다 지난 8월쯤 여러 기업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이런 US스틸을 인수하는 일본제철은 일본 1위 철강 기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제철은 세계 조강 생산 능력을 1억t으로 늘린다는 목표하에 인도와 태국 철강 회사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던 차였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제철의 조강 생산량은 4만437만t으로 세계 4위였는데, US스틸(27위)을 인수하면 3위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제철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라며 “전기차에 사용하는 강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공급망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철강노조는 사측이 노조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데이비드 맥콜 철강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이 상징적인 미국 기업이 국내에서 인수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매각 과정에서 사측에 대화 통로를 열어뒀지만, 회사는 직원들의 우려를 제쳐놓고 외국 기업에 매각을 결정했다”라고 비난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US스틸 주가는 장중 전장 대비 26% 급등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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