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해외여행 좀 가세요"…日 항공사, 여권 발행 비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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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일본에서 정작 일본인들이 좀처럼 해외여행에 나가지 않아 여행사와 국적기 운영 항공사의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앞다퉈 여권 취득경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까지 만들며 해외여행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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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해외여행 수요 더 줄어
엔저로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일본에서 정작 일본인들이 좀처럼 해외여행에 나가지 않아 여행사와 국적기 운영 항공사의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앞다퉈 여권 취득경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까지 만들며 해외여행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여행업협회(JATA)의 통계를 인용, 지난해 일본인의 여권 취득 비율은 17.8%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24.4%) 이후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인 6명 중 1명만이 여권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은 비율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인구 50%에 해당하는 1억6000만명이 올해 기준으로 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 2021년 기준 거주자의 86.5%가 여권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는 엔화 약세와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정서가 저조한 여권 취득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보고 있다. JATA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맞물려 나타난 전 세계 고물가 경향과 엔화 약세로 인한 여행 비용 상승,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 영향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위축돼있다"고 전했다.
관광산업을 연구하는 JTB종합연구소의 요코 하야노 수석연구원은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진 일본에서는 국내 관광지로도 여행 수요를 충족할 수 있어,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만족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이 여권 취득률이 낮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심지어 일본 여권 소지자는 192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은 여권 파워가 센 나라다. 영국 컨설팅 회사 헨리앤파트너스의 '글로벌 여권 순위'에 따르면 일본은 작년까지 무비자 여행 가능 국가 수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을 위해 출국하는 일본인 수는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이에 일본 항공사와 여행사는 여행 수요 회복을 위해 여권 취득을 독려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JATA는 지난 9월까지 여권 취득 비용 지원 캠페인을 벌였고, 여행기업 JTB는 여권 취득 비용만큼 포인트로 이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전일본공수(ANA)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인 피치항공도 오는 22일까지 여권을 새로 만들거나 갱신한 사람에게 자사 항공권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5000엔(4만5000원)가량의 포인트를 추첨으로 지급하는 행사를 연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까지 여권 취득을 독려하고 있다. 미야자키현이나 도야마현은 현재 여권 취득 비용의 전액 또는 일부 지원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딘 편"이라면서도 "여권 취득 등 해외여행을 가기 위한 환경을 정비하는 것 이외에도 해외여행의 기운을 높이는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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