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훼손이라더니…’ 교황, 동성커플 축복 전격 허용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발코니에서 나타나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AFP

가톨릭교회에서 동성 커플의 사제 축복을 허용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18일(현지시각) 교리 선언문에서 동성 커플이 원한다면 가톨릭 사제가 이들에 대해 축복을 집전해도 된다고 밝혔다. 신앙교리성은 “(동성) 축복이 모든 규정에 어긋난 상황을 승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이 모든 이를 환영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제는 축복을 받아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려는 모든 상황에 처한 이에게 교회가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거나 막아선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축복은 신앙을 키우는 수단을 제공하는 일이므로 양육돼야 하지, 저해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선언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가톨릭교회는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은 교회의 정규 의식이나 미사 외에만 집전될 수 있고 이 축복 집전은 혼인성사와는 다르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동성 커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어서 보수적 가톨릭계의 비판이 예상된다.

이 선언문을 발표한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신앙교리성 장관(추기경)은 “이번 선언이 (이성간) 혼인성사와 혼동될 수 있는 예배의식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교리를 수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2021년 동성 커플 축복이 교회의 교리를 훼손한다며 승인하지 않은 바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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