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화상으로 은둔 생활한 키르기스스탄 소년, 서울아산병원서 미소 되찾아

신은진 기자 2023. 12. 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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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절반에 입은 화상으로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은둔 생활을 해오던 키르기스스탄 소년이 해외의료봉사를 떠난 국내 의료진을 기적적으로 만나 한국에서 안면재건술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도중 만난 안면화상환자 알리누르가 한국에서 화상 흉터를 제거하고 이마 피부를 이용해 코를 재건하는 2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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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와 알리누르 아버지, 알리누르가 성공적인 치료를 기념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얼굴 절반에 입은 화상으로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은둔 생활을 해오던 키르기스스탄 소년이 해외의료봉사를 떠난 국내 의료진을 기적적으로 만나 한국에서 안면재건술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도중 만난 안면화상환자 알리누르가 한국에서 화상 흉터를 제거하고 이마 피부를 이용해 코를 재건하는 2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알리누르는 건강한 모습으로 이달 20일 귀국을 앞두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북동쪽에 위치한 국가로, 토지의 약 80%가 고산지대로 이뤄져 있다. 지형이 복잡해 교통이 불편한데다가 의료 환경이 매우 열악해 주민들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알리누르는 2021년 6월에 사고로 인해 얼굴 중안부에 3도 화상을 입었다. 당시 알리누르는 화상으로 인한 붓기로 첫 3일간은 눈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화상 후유증으로 코 모양이 변형되는 영구적인 기형이 생겼다. 화상 부위는 햇볕에 닿으면 매우 가려운 데다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알리누르의 은둔 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지역으로 의료봉사활동을 간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단을 만났다.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화상 부위가 얼굴인 만큼 아이의 기능적, 외형적, 심리적 부분까지 고려해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 번의 수술로 끝나지 않는 고난도 수술인 만큼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알리누르는 지난달 9일 한국에 도착했고,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알리누르의 이마피판을 이용해 코를 재건하는 1차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화상 흉터 조직을 제거한 뒤, 얼굴과 가장 비슷한 색깔과 재질을 가진 이마 피부를 이용해 코를 재건하는 4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 이후 3주간의 생착기간을 가진 다음 12월 6일 이식한 피판과 이마와의 연결 부위를 분리하는 2차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식한 피판이 3주간 생착되어 화상을 입은 피부에서도 정상적이고 독립적으로 혈액이 흐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알리누르의 치료비용 전액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알리누르의 수술을 집도한 최종우 교수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알리누르가 큰 수술을 잘 버텨주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재건 부위가 더 자연스러워질테니, 화상의 아픔은 잊고 건강하게 멋진 성인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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