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Fed는 자주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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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미국 월가에서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1.25%포인트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하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는 건 금리 인상 압박 요인이 하나 줄어드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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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불과 1년 4개월 만에 5.25%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했다. 과거의 예를 보면 Fed는 금리를 내릴 때도 올릴 때만큼 빨랐다. 미국 월가에서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1.25%포인트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Fed 점도표(dot plan)에 따르면 2024년 말 예상 기준금리는 4.6%다. 통상적인 금리 인하 폭을 0.25%로 상정하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게 가능하다. 여기까지가 지금의 상황이다.
미래를 전망하면서 먼저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전제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은 물가가 어느 정도 잡혔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판단은 언제나 잘못될 수 있다. Fed는 2021년에도 물가 상승 추세를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과소평가했다가 뒤늦게 금리를 급하게 올렸다.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금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이유는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생산량 증가와 수요 감소가 겹쳐 유가는 지난 9월 이후 약 30%가량 급락했다. 하지만 국제원자재 가격 추이는 예상이 어렵고 지정학적 변수는 예측도 불가능하다. 내년에는 선거도 많다. 선거는 재정정책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물가는 금리 인상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만으로도 다시 오를 수 있다. 긴축 효과보다 완화 기대가 앞선다면 Fed의 선택도 달라진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하고 있다는 확신을 위해서는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 1분기는 넘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막상 금리 인하를 시작해도 상황을 보면서 다시 조정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미국으로선 경기만 괜찮다면 서두를 이유도 없다.
금리가 내려도 과거 수준까지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높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하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중립금리(Neutral rate of interest)도 그만큼 높아졌을 것이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지금 미국 실질 중립금리가 1.5%에서 2% 사이라는 추정이고 보면 목표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기 위해 기준금리는 3.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적정금리에 대한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을 적용해 봐도 비슷한 수준이 된다. 초저금리의 조속한 재현은 기대하지 않는 게 낫겠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50%로 미국보다는 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는 건 금리 인상 압박 요인이 하나 줄어드는 것뿐이다. 지난 11월의 소비자물가상승률만 해도 미국은 3.1%였지만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높은 3.3%를 기록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4명이 3.75%로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미국의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가 될 것이다. 미국이 내년 1분기 이후 5~6월쯤 금리를 낮춘다면 우리는 7월쯤에나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기대가 너무 앞서면 자칫 실망도 커질 수 있다. 조금은 더 지켜보는 게 좋겠다. 경제 예측은 틀리는 경우가 많다. 다시 강조한다면 Fed의 상황 판단이나 예측도 자주 틀렸다.
김상철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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