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현안 고루 짚은 尹…요소수 리스크 대응 및 주택법 개정 강조
네덜란드 순방 성과 '반도체 동맹' 강조
'간병 지옥' 심각한 사회문제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요소수 등 우리 핵심 산업과 민생에 직결된 품목의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관리체계의 조속한 가동을 당부했다. 아울러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기한 안에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회에 빠른 합의를 당부하고, 각종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또한 네덜란드 국빈방문으로 반도체 강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했고,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 전 주기에 걸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먼저 "홀로 계시는 어르신과 반지하, 쪽방촌 등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분들에게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라며 "누구 하나 홀로 방치되지 않도록 정부가 미리 나서야 한다"고 한파 대책을 주문했다.
이어 네덜란드 국빈방문 성과에 대해 "지난달 영국, 프랑스 순방에 이은 이번 네덜란드 방문은 유럽 중심국들과의 전략적 공조와 첨단 기술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며 "각 부처는 정상외교의 합의사항과 후속 조치들을 잘 이행하면서 그 성과가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으로 돌아오도록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동맹이란 협력의 차원을 넘어 전략적 목표, 핵심 기술과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는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 장비인 노광 장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네덜란드와 함께 R&D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초격차 반도체 기술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양국이 반도체 대화와 경제안보 대화, 외교-산업 2+2 장관급 협의체를 신설한 것에 대해 "양국의 반도체 동맹을 구축해 나가는 추진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거대 독과점 기업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독점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나 플랫폼 내에서 소상공인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법을 집행하겠다"며 "이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칸막이를 과감하게 허물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당과 긴밀히 합의해 플랫폼 산업의 경쟁과 혁신은 촉진하되 독과점 남용행위는 효과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에 민생·경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통과한 28건의 법률을 공포할 예정"이라며 "아직 통과되지 않은 산업은행법과 우주항공청법 등 많은 경제 관련 법안들의 조속한 제·개정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공급망 기본법'에 따른 조기경보 시스템, 공급망 리스크 관리체계에 대한 조속한 가동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요소수 등 우리 핵심산업과 민생에 직결된 품목의 공급망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할당 관세 연장·해상운송비 지원·비축 활용 등 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국내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등 근본적인 방안도 함께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투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도입된 불합리한 규제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무주택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입주 시점에 전세금 반환 지연 등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 법을 위반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아파트 4만7000여 호 중 3분의 1 가까이가 내년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1년 가까이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주택법 개정안이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논의를 서둘러 달라"고 호소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간병 문제'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간병 부담은 '간병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간병 문제는 단순히 비용을 지원하는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간병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에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서비스 제공기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며"간병 로봇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에는 이같은 대책을 종합적으로 다룰 '간병 서비스 체계' 구축을 지시했다.
경상수지 흑자 달성을 언급하며 "내년에도 경상수지, 성장, 고용, 물가 등 거시 지표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재정이 발목 잡혔지만, 건전재정 기조하에 시장 중심 경제가 복원됐다는 게 윤 대통령의 판단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OECD 35개국을 대상으로 보도한 내용을 언급하며 "작년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인플레이션 품목 변화율, GDP, 고용 증가율, 주식 시장 성과 등 경제 및 금융 지표로 산출한 종합 점수에서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며 "세계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온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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