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中 비켜" 인도의 무적질주
내년에도 6~7% 고도성장 전망
14억명 인구 중 젊은 노동력 많아
中떠난 글로벌 기업 생산기지로
'바이 인디아' 증시 시총 4兆 돌파
2020년 팬데믹 때보다 3배 성장
인도 경제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증가에 따른 강력한 내수, 외국인 투자 유입 등을 주축으로 인도 경제가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영향이다. 코로나19 강타로 극심한 경기 하강을 겪었던 인도 경제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으로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특히 모디 총리가 내년 상반기 총선에서 3연임에 성공할 경우 ‘모디노믹스’가 다시금 탄력을 받으면서 내년에도 6~7%대 고도성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단일 패권 시대가 끝나고 튀르키예(터키),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 중진국들이 힘을 키우는 가운데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경제에서 부쩍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GDP 성장률 선진국 4배… ‘빅3’ 넘보는 인도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최근 10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6%대에 이르는 고속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도 6.5%의 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세계 평균(3%)의 2배, 선진국 평균(1.5%)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S&P글로벌 등 전문가들은 1991년 경제개혁 이후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5위 국가로 부상한 인도 경제가 2030년 전후로 2~3위 국가인 일본과 독일을 앞지르며 중국 뒤를 바짝 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P글로벌은 인도의 GDP 성장률이 2031년까지 연평균 6.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학자인 아르빈드 파나가리야 컬럼비아대 교수는 "달러 기준으로 인도 경제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10.22% 성장했는데 이 추세로라면 인도 GDP는 2026년 5조달러, 2027년 5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르면 2026년 말 인도 경제 규모가 일본과 독일을 차례로 추월해 미국, 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 안에 드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기준 인도의 GDP 성장률은 7.6%로, 중국(4.9%)을 크게 치고 올라오기도 했다.
이 모든 성과는 모디 총리가 집권한 2014년 이후 이뤄낸 것이다. 모디 총리가 속한 집권당인 인도 국민당이 앞서 지난주 4개 주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내년 상반기 치르는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는 모디노믹스가 힘을 받고 있다. 티에스롬바드의 슈미타 데브슈바르 인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온 나라가 그의 세 번째 집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모디 총리의 임기 동안 인도의 GDP 성장률은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봉쇄 여파로 경기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수출, 물가, 소비, 생산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강력한 부양책과 보조금 지원 등 친시장적 정책으로 V자 반등을 이뤄내며 팬데믹 이전의 성장 경로로 돌아왔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인도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으로, 2021년 7월(55.3) 이후 50을 크게 웃도는 경기 확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없인 장사 못해"… ‘中 대신 印’ 눈 돌리는 기업들
인도의 가파른 경제 성장의 큰 축 중 하나는 인구 구조의 변화다. 14억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됐다. 인도의 중위 연령은 28~29세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젊은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65세 미만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올해 68%에서 2033년 68.9%까지 소폭이지만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생산 가능 인구 비율이 감소하는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값싼 노동력과 거대한 소비시장을 가진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을 빠르게 빨아들이고 있다. 미·중 갈등,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이외 국가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인도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인도 구자라트주에 27억달러 규모 반도체 패키징 공장 설립을 계획 중이며 구글도 이 지역에 글로벌 핀테크(금융+기술) 운영 센터를 개설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30년까지 인도에 260억달러를 쏟아붓기로 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행한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투자 대상국에 생산 시설이나 법인을 직접 설립하는 ‘그린필드 투자’가 미국과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S&P 글로벌은 "인도는 향후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로, 제조·전자·화학·은행·보험 등 전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중요한 장기 성장 시장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바이 인디아’ 몸집 키우는 印 증시… 시총 첫 4조달러 돌파
인도 경제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바이 인디아’ 행렬에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5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4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증시가 초호황을 기록한 2020년 팬데믹 당시보다 3배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인도 시총 총액이 4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인도의 양대 증권거래소(붐베이증권거래소·인도국립증권거래소) 개장 이후 처음이다.
올 초 아다니 그룹의 분식회계 의혹으로 한때 조정을 받은 인도 증시는 4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BSE 센섹스·니프티 50 등 인도 증시를 대표하는 주요 지수 상승률은 올 초 이후 각각 17%, 19%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8년 연속 상승세다.
인도 주요 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홍콩 항셍지수는 연초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인도 증시가 홍콩 증시를 예상보다 빠르게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셍지수는 부동산 시장 위기, 미·중 갈등 등에 따른 여파로 외국인 자금이 줄줄이 떠나며 올해에만 19% 하락했다. 엇갈린 증시 흐름에 인도와 홍콩 증시의 시총 격차는 약 7000억달러로 역대 가장 적은 수준으로 좁혀졌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인도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인도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50억달러를 순매수했다. 인도 내 자금 순유입 규모는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중국 시장을 떠난 외국인 자금이 인도 시장으로 몰리면서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올해 인도 인구가 14억명을 돌파해 내년이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인구 국가가 된다는 점,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정책적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 등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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