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총투표로 윤석열 탄핵 당론 채택... 국민주권당 창당대회

이형구 2023. 12. 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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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기자]

 국민주권당 창당대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이형구
 
국민주권당이 12월 16일(토) 오후 1시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 홀에서 창당대회를 열었다.

국민주권당, 아직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지 못했을 정당이다. 국민주권당은 윤석열 퇴진 촛불 참가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당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부터 벌써 1년 반 동안 매주 이어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국민주권당'이라는 이름이 생소하지만은 않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당

창당대회장에 도착하니 포토존이 반긴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었다. 아담한 창당대회 장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물씬 번진다.

1시, 창당대회를 시작했다. 간단한 경과보고가 있고 난 뒤 당원 발언이 이어졌다. 발언에 나선 박수철 당원은 "제가 정당을 만드는 일에 함께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지금 여기 국민주권당의 당원으로서 창당을 축하하는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띠었다.

"국민주권당은 정치인들이 선거철의 이해와 정치 공학으로 모여서 만든 정당이 아닙니다. 그 어떤 이득과 앞날이 보장되어 있지 않지만, 오로지 윤석열 탄핵을 국민 스스로 만들어내기 위한 그 마음과 열망이 하나하나 모여서 만들어진 그런 정당입니다. 직접 촛불광장에서 촛불 시민들을 붙들고 국민주권당이 왜 필요한지 한 명 한 명 설명하고 설득하며 만든 정당입니다."

보통 정당은 유력 인사가 나서서 만드는 반면, 국민주권당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지는 발언이었다.

국민주권과 촛불이 주는 역사적인 의미

이어서 축사가 진행되었다. 축사에서는 국민주권을 내세운 정당, 촛불을 대변하는 정당이 가지는 의의를 느낄 수 있었다.

조성우 전국비상시국회의 운영위원장은 "주권이란 말이 실은 대단히 전투적인 말"이라며 "지금은 당연한 것 같이 쓰지만, 국민이 주권 되는 세월이 세계사 속에서 100년도 안 됐다"라고 소개했다. 조성우 위원장은 "오늘 비록 몇 안 되는 것 같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역사의 뿌리가 여러분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역사와 대중은 여러분들 편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주권이 얼마나 중요한 기치인지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보통의 시민들이 힘을 모아 일으켜 세운 정당, 그야말로 풍찬노숙하면서 꾸려낸 정당"이라며 "촛불을 든 국민들이 정치 한복판에 담대하게 들어섰다. 촛불혁명은 이렇게 힘차게 진화해내고 있다"라며 창당의 의의를 짚었다. 국민주권당의 창당을 촛불혁명의 진화로 본 것이다.
   
 박준의 국민주권당 상임위원장
ⓒ 이형구
 

윤미향 국회의원은 "2022년 3월 청계광장의 촛불 시민들이 이제는 당원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생활 정치, 진짜 정치를 만들어 나가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라며 촛불시민이 창당을 이뤄낸 것을 의의 있게 보았다. 윤미향 의원은 "어깨동무하며 함께하겠다"라고 인사하였다.

정당 대표들의 축사도 있었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표와 정호진 사회민주당(준) 공동위원장은 하나 같이 윤석열 정권에 함께 맞서자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당원총투표로 윤석열 탄핵 결의

창당대회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온통 "윤석열 탄핵", "국민주권 실현"이다.

포토존에도 "윤석열 탄핵, 국민주권 실현"이 쓰여 있고, 기념품인 수건에도 그랬다. 당원 발언, 소개 영상, 축사 그 모든 것에서도 핵심 내용은 윤석열 탄핵과 국민주권 실현이다.

김민웅 상임대표는 축사에서 "윤석열 탄핵을 깃발로 내걸고 나선 최초의 정당 국민주권당은 이 시대의 요구를 정확히 꿰뚫고 나섰다.", "겨울에 태어난 국민주권당은 검찰 쿠데타를 무너뜨리고 찬란한 봄을 피워낼 것"이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특히 제1과제가 눈에 띈다. 당원 총투표로 결정한 국민주권당의 제1 총력 과제는 다름 아닌 "윤석열 탄핵"이다. 당원 중 95.74%가 찬성하여 압도적으로 결정되었다. 윤석열 탄핵을 당의 공식 입장으로 밝힌 정당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니 당원 총투표를 통해 윤석열 탄핵 당론을 못 박은 정당은 처음이다.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서부터 태어난 당이라 그런지 윤석열 탄핵과 민주개혁을 확실히 선명하게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제1과제를 당원 총투표로 선정했다는 것도 창당대회에서 특색 있는 장면이었다. 국민주권당은 창당대회를 준비하며 제1과제와 함께 당명과 강령도 당원 총투표로 결정했다고 한다. 당원 총투표로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것은 당원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제2반민특위로 검언 독재 청산하자!" 11개 대표 정책 발표

축사 후 박준의 국민주권당 창당준비위원장(추후 국민주권당 상임위원장으로 선출)이 나서서 국민주권당의 대표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국민주권당이 창당하면서 발표한 11개 대표 정책 과제는 개혁적인 성향이 뚜렷이 드러났다.

첫 번째 과제는 역시나 윤석열 탄핵이다. 두 번째는 제2반민특위를 설치해서 검찰·언론 독재를 청산하자는 새로운 주장이었다.

기득권세력이 경찰, 검찰, 사법, 언론 등 사회 전역에 걸쳐 권력을 쥐고 있다 보니 청산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검찰이 기소도 안 하지만, 어찌어찌 기소를 해도 사법부에서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를 일망타진하기 위해서는 과거 반민특위를 했던 것처럼 특별 경찰, 특별 검찰, 특별 재판부를 일제히 설치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주권당 11개 대표 정책 과제
▲ 윤석열 탄핵
▲ 제2반민특위로 검찰·언론 독재 청산
▲ 대통령·국회의원 파면 국민투표제
▲ 기본소득·기본주택
▲국공립대 통합 및 국공립대부터 무상교육
▲ 노인·영유아·아동·고아·장애인에 대한 국가 완전 책임 돌봄제
▲ 최저임금 1만 2천원에 국가 보조 4천원으로 소상공인과 노동자의 상생
▲ 군사작전권 즉각 환수 및 전쟁 완전 종식
▲ 일본 도발에 맞선 독도 수호 남북 공동 훈련
▲ 남·북·러 가스관 연결로 반값 가스비
▲ 소속 의원 월급 300만원

당의 지향을 밝혀놓은 강령에는 국민주권민주주의와 홍익인간, 평화·번영·통일을 내세웠다.

국민주권민주주의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국민주권을 사회 모든 영역에서 실현하자는 것이다. 홍익인간은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위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국민주권당은 설명했다.

촛불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며

촛불은 2002년 효순·미선이 집회 때 처음 시작되어 지금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촛불의 역사가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촛불을 기반으로 정당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유형으로 탄생한 국민주권당이 향후 정치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국민주권당 창당선언문 중 일부를 인용한다.
 
우리가 가진 것은 검찰과 언론 같은 권력도 아니고 돈도 아니며 오직 국민이다. 국민주권 시대를 열어갈 힘은 오직 역사의 주인인 국민에게 있다. 국민주권당은 국민을 정치의 주인으로 내세우기 위해 그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고 원칙과 정도를 지키며 오직 국민을 위해 헌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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