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기준은 100억…60%는 상속 '금수저'"

이민우 2023. 12. 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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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硏, 10년간 부자연구 결과 모은 단행본 발간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12년부터 10여년간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를 연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 단행본을 발간했다. 부자의 자산 기준은 대체로 100억원으로 파악됐고, 상속형 부자의 비중이 60%가량인 것은 10년이 지나도 변치 않았다.

1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단행본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한민국 부자보고서'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07년부터 매년 발간한 자산가 전문 자료다. 외부로 공개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의 연구결과를 엮어 이번에 단행본으로 발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 10여년 동안 부자들의 변천사, 자산 형성 과정과 자산관리 방법 등을 조명했다.

부자가 생각하는 자산 기준은 '100억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사람들은 스스로를 부자라고 인식하지 않았다. 10명 중 2~3명 정도만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했다. 부의 수준이 절대적 기준보다는 상대적 비교 심리에 기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집계한 부자의 자산 기준은 2012년 평균 114억원에서 2021년 18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다시 128억원으로 떨어질 정도로 매년 변동 폭은 컸다. 보고서는 그해 유동성과 경기상황 등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020년 28%에서 2022년 46%로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또한 2022년부터는 이 기준을 300억원 이상으로 보는 이들의 비중도 10%를 넘기 시작했다. '초고액 자산가'를 구분하는 분위기가 나타난 셈이다.

韓 부자 부동산 비중 월등…60%는 상속 '금수저'

부자들이 보유한 총자산의 절반 이상(55%, 2022년 기준)은 부동산이 차지했다. 해외 부자의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부자의 95%가 자가를 보유했고, 추가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웃돌았다. 부동산은 자산을 유지하는 데 가장 적합한 투자처고 수익률도 상당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서 아파트로 관심이 옮겨가는 모습도 나타났다. 해외 부동산 투자 의향도 높아졌다. 부동산 정책이나 금리 등에 따라 선호하는 부동산 유형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0년간 부자의 원천에서 근로소득 비중이 점차 증가했지만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가 더 많아진 것은 아니었다. 부자 10명 중 6명이 상속형 부자인 것은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상속·증여 규모는 과거보다 더 많거나 적어져 양극화되는 모습이었다. 수령 시점도 2018년까지 40대 이후로 늦어지는 추세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사회적 대유행) 이후에는 미성년자 주식 보유비중이 크게 늘기도 했다.

과거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 유형은 부동산이었지만 최근 들어 현금과 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하는 증여도 확산하는 추세였다. 특히 가족 간 분쟁 없이 안전히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수요가 부쩍 증가했다.

영리치·슈퍼리치 등장

40대 이하 부자를 뜻하는 '영리치'의 경우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고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이었다. 영리치 20%가 가상자산을 보유했고 외화자산 투자, 현물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에 대한 인터뷰 등도 단행본에 실렸다. 그들은 "어쩌다 보니, 가정 분위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돈의 가치를 배웠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제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더 빠르고, 더 과감히 조정하며 일반 부자가 넘볼 수 없는 투자 수익을 확보했다. 외화자산을 선호하고 미술품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이 책을 통해 지난 10년간 부자들의 특성이나 투자 패턴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고 다음 10년 대한민국 부자들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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