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생일 챙겨주던 '절친' 이강인·구보…챔스 16강 운명의 '자존심 맞대결'

김명석 2023. 12. 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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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이강인의 생일을 맞아 SNS를 통해 한글로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했던 구보 다케후사. 사진=구보 SNS 캡처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PSG

2001년생 동갑내기이자 마요르카(스페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과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자존심 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무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이다.

이강인과 구보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의 UEFA 본부에서 열린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식에서 PSG와 레알 소시에다드의 대진이 구성되면서 자연스레 둘의 16강 맞대결도 확정됐다.

앞서 PSG는 조별리그 F조를 2위(2승 2무 2패·승점 8)로, 레알 소시에다드는 D조를 1위(3승 3무·승점 12)로 각각 통과했다. 16강 대진은 추첨을 거쳐 각 조 1위와 2위의 맞대결로 펼쳐지는데, PSG와 레알 소시에다드의 대진이 구성됐다.

16강은 다음 달 1월 이적시장이 끝난 뒤 2월 중순부터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이적 등 큰 변수만 없다면 이강인과 구보는 UEFA 챔피언스리그 두 차례 맞대결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발렌시아 유스팀 시절 이강인(왼쪽)과 바르셀로나 유스 시절 구보. 사진=비풋볼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강인(오른쪽)과 구보 다케후사. 사진=풋메르카토

어린 시절부터 각각 한국과 일본 축구의 미래로 주목을 받았던 이강인과 구보는 나이가 같은 데다 일찌감치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해 인연이 깊었다. 유스 커리어를 시작한 것 역시 이강인은 발렌시아, 구보는 바르셀로나에서 나란히 2011년에 시작했다. 이후 구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유소년 관련 징계 때 잠시 일본으로 돌아갔다가 2019년 다시 스페인 무대로 복귀했고, 이강인은 계속 스페인에 머물렀다.

자연스레 자주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정작 이들은 스페인에서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가 됐다. 특히 지난 2021~22시즌엔 이강인이 마요르카로 이적하고, 구보도 마요르카로 임대 이적하면서 한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한·일 우정을 쌓아갔다.

특히 둘은 서로의 생일 때마다 공개적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축하하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구보가 레알 소시에다드로 떠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구보는 이강인과 같이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한국어로 ‘생일 축하해요 형제(Hermano)’라고 적어 화제가 되기도 했고, 이강인 역시 구보의 생일을 잊지 않았다.

스페인에서 이어가던 이강인과 구보의 인연도 이강인의 PSG 이적으로 쉼표를 찍는 듯했다. 그러나 ‘별들의 전쟁’이기도 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무대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되면서 이번엔 운명의 우정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맞대결이 확정되자 SNS를 통해 이강인을 태크한 구보 다케후사. 사진=구보 SNS
레알 소시에다드 구보 다케후사. 사진=게티이미지

특히 구보는 16강 대진이 확정되자 자신의 SNS에 두 팀의 엠블럼과 함께 맞대결 일정을 공개하며 이강인의 계정을 태그했다. 악수하는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이강인 역시도 구보의 이같은 SNS 게시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강인은 PSG 이적 후 최근 주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1 성적은 9경기(선발 9경기) 1골·1도움이다. 구보 역시 레알 소시에다드의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이번 시즌엔 프리메라리가 16경기(선발 10경기)에 출전해 6골·3도움을 쌓았다. PSG는 프랑스 리그1 1위, 레알 소시에다드는 6위에 각각 올라 있다.

이강인과 구보의 UEFA 챔피언스리그 첫 맞대결은 내년 2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1차전이 열린다. 이어 3월 6일엔 레알 소시에다드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 1·2차전 맞대결 성적을 합산해 8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PSG는 지난 2020~21시즌 이후 3시즌 만, 레알 소시에다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컵 시절이던 지난 1982~83시즌 이후 41시즌 만의 8강에 도전한다. 이강인과 구보 둘 중 한 명만 8강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가 18일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김민재가 속한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라치오(이탈리아)와 16강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활약했던 김민재는 익숙한 팀과 16강에서 마주하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과 라치오의 맞대결은 앞서 PSG-레알 소시에다드의 1·2차전 맞대결과 같은 날에 펼쳐진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2위, 라치오는 세리에A 11위 팀이다.

이밖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라이프치히(독일)와, 인터 밀란(이탈리아)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각각 16강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스널(잉글랜드)은 포르투(포르투갈), 나폴리(이탈리아)는 바르셀로나(스페인)와 격돌한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상대는 코펜하겐(덴마크)이다.

또 이날은 UEFA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아래 대회인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대진도 각각 확정됐다.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선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 AS로마(이탈리아), AC밀란(이탈리아)과 스타드 렌(프랑스) 등이 맞대결을 펼친다.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선 홍현석이 속한 KAA 헨트가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와 격돌하게 됐다.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사진=UEFA

▲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1차전/2차전 일정)

코펜하겐(덴마크)-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 2월 14일 / 3월 7일

라이프치히(독일)-레알 마드리드(스페인) : 2월 14일 / 3월 7일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 2월 15일 / 3월 6일

라치오(이탈리아)-바이에른 뮌헨(독일) : 2월 15일 / 3월 6일

인터 밀란(이탈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 2월 21일 / 3월 14일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 2월 21일 / 3월 14일

포르투(포르투갈)-아스널(잉글랜드) : 2월 22일 / 3월 13일

나폴리(이탈리아)-바르셀로나(스페인) : 2월 22일 / 3월 13일

▲ 2023~24 UEFA 유로파리그 16강 플레이오프 대진

페예노르트(네덜란드)-AS로마(이탈리아)

AC밀란(이탈리아)-스타드 렌(프랑스)

랑스(프랑스)-프라이부르크(독일)

영보이스(스위스)-스포르팅 CP(포르투갈)

벤피카(포르투갈)-툴루즈(프랑스)

브라가(포르투갈)-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스파르타 프라하(체코)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마르세유(프랑스)

▲ 2023~24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대진

슈투름 그라츠(오스트리아)-슬로반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

세르베트(스위스)-루도고레츠(불가리아)

위니옹 생질루아즈(벨기에)-프랑크푸르트(독일)

레알 베티스(스페인)-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올림피아코스(그리스)-페렌츠바로시(헝가리)

아약스(네덜란드)-보되/글림트(노르웨이)

몰데(노르웨이)-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KAA 헨트(벨기에)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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