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서 '가짜 수소트럭' 굴렸다…'제2테슬라' 니콜라 창업자, 결국
미국의 전기·수소 트럭 제조사 니콜라의 창립자 트레버 밀턴이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한때 ‘제2의 테슬라’로 각광을 받았지만, 개발되지 않은 기술을 개발한 것처럼 투자자를 속이며 유죄를 받았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은 사기죄 유죄 평결을 받은 밀턴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밀턴은 과거 유튜브를 통해 움직이는 트럭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제대로 작동하는 완성차”라고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연료전지나 수소가스저장 탱크를 장착하지 않은 빈 껍데기에 불과했다. 특히 그는 내리막에서 굴린 트럭을 마치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기 전 투자자가 몰리며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포드자동차를 뛰어넘기도 했다. 그러나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는 2020년 보고서를 내며 밀턴의 사기를 고발했고 니콜라의 주가도 폭락했다.
이날 밀턴은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심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보호관찰만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밀턴은 “나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고,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밀턴이 끼친 손실이 6억60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봤다. 미국 검찰의 구형 기준에 따르면 최대 60년형까지 가능한 피해 규모다. 다만 검찰은 다른 사건 판결 등을 고려해 11년을 구형했다.
니콜라 사기 사건은 다른 기업 사건처럼 재무제표 등 기업 관련 문서를 통한 서류를 통한 사기가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검찰은 “밀턴의 영상은 개인적인 것처럼 보였고, 이는 많은 사람이 더 그를 믿게 했다”고 지적했다.
집행유예를 주장한 밀턴의 변호인은 “그의 행동은 탐욕 때문이 아니라 니콜라 기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가 과도하게 낙관적이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를 이용하려는 사악한 시도가 아니었다”며 “특정인을 대상으로 겨냥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니콜라를 창업한 밀턴은 아직 니콜라의 2대 주주다. 니콜라 주가는 2020년 한 주당 80달러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이후 폭락해 올해 5월까지 한 주당 1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거래되다 8월 3달러대로 반등한 뒤 최근 다시 1달러를 밑돌고 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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