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디스카운트 받던 지주사 주가 빛보나
이차전지 열풍·행동주의 펀드·경영권 분쟁 요인
내년 금리인하 예상됨에 따라 지주사 투심 개선 기대
최근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각종 이슈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면서 '만년 저평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지주회사들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12개 지주회사 중 9개 지주회사의 주가가 지난해 말 대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주회사 중 가장 주가 상승폭이 큰 종목은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 격인 에코프로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올들어 525.24% 급등했다. 이밖에 POSCO홀딩스(73.60%), SK스퀘어(52.31%), LS(29.41%), CJ(14.27%),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13.92%), 한국앤컴퍼니(13.62%), LG(11.91%)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코프로와 POSCO홀딩스, LS 등은 올해 증시에 휘몰아친 이차전지 열풍을 타고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말 10만원대였던 주가가 한때 150만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올해 증시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경영권 분쟁이 지주회사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최근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요동쳤다. 지난 8월25일 장중 10만3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찍었던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으로 최근 2만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5일 MBK파트너스가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함께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히자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압박이 주가를 자극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털은 지난 6일 삼성물산의 주가와 내재가치 간에 250억달러(약 32조4300억원)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자사주 매입·이사회 다각화, 지주회사 체제 재편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영국계 펀드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2300원에서 올해 4500원으로 상향하고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명확한 자본 배분 계획을 도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된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에 주가 재평가, 적극적인 주주 환원 기대감 등이 반영되며 삼성물산의 주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난 14일 장중 13만5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금리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지주회사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여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심리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유동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주회사가 고금리 환경에서는 주목받기 어렵지만 금리가 반대 양상이 되면 달라질 수 있어 방향이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심리는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로 지주회사들의 재무구조 개선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지주회사가 직접적으로 지분투자 등을 할 경우와 대규모 투자 등을 수행하는 자회사의 경우 투자금 확보에 따른 금융비용이 매우 커지면서 지주회사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등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높은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서 지주회사 재무구조 개선 등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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