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물2호기 도입으로 LCC 확고한 1위 지킨다”
기내 인력 공간은 좁은 통로와 조종석 뿐
무게 중심 맞춰 화물 실어
1호기 중국 옌타이·일본 나리타 화물 오가
지난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도입된 지 갓 열흘 된 제주항공 화물 2호기가 세 번째 이륙을 앞두고 있었다. 전날 오후 11시 인천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며 첫 운항을 시작한 2호기는 같은 날 오전 9시 54분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해당 노선의 화물은 전자제품·자동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의류제품 등이 물량의 절반씩을 차지한다. 12시간을 대기하다 다시 베트남으로 향해야 하는 2호기 내부는 텅 비어있었다. 이 화물기는 제주항공이 현재 운용 중인 여객기와 같은 B737-800BCF다.
이 화물 2호기는 제주항공에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내 화물 수송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제주항공이 운반한 국제 화물은 8만6957t. 이는 대한항공(198만9298t)·아시아나항공(133만345t)에 이어 국적사 중 세 번째로 많다.
화물수송에서 3위를 확고히 하려는 제주항공의 노력은 화물기 내부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 화물기 출입구로 들어가면 화장실과 조종석 입구가 보인다. 왼쪽에는 짐이 실리는 화물칸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성인 남성이 허리를 앞으로 완전히 숙이고 들어가야 할 만큼 좁았다. 아무것도 없는 화물기 내부는 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짐을 넣기 쉽게 만드는 롤러가 촘촘하게 박혀 있다. 이 화물기에는 가로·세로 약 1m 판자 위에 물건을 올려 최대 2m 높이로 쌓아 올린 팔레트 10개와 이보다 절반 정도 작은 크기의 팔레트 1개가 메인 덱(Main Deck·항공기 윗부분)에 실린다. 이 팔레트가 실리면 바닥에 고정한 후 사람이 롤러를 통해 힘을 줘 화물기 앞이나 뒤로 팔레트를 옮긴다. 일반 여객기처럼 작은 화물들이 실리는 로어 덱(Lower Deck·항공기 아랫부분)까지 합하면 이 화물기에는 최대 23.9t의 짐이 실린다. 화물을 최대한 적재하기 위해 인력 출입공간을 최소화한 결과다.
비행기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선 가장 무거운 팔레트(최대 4535㎏)가 정중앙 5번째에 들어가야 한다. 팔레트가 총 11개 들어갈 때 비행기 후미에 들어가는 팔레트가 1587㎏으로 가장 낮다. 짐을 넣는 순서는 비행기 가장 앞쪽 팔레트를 실은 후 가장 뒤쪽 팔레트를 넣는다. 뒤쪽부터 순서대로 넣은 후 화물 넣는 입구가 있는 3번 팔레트를 마지막으로 넣고 입구를 닫는다.
같은 시간 제주항공 화물 1호기는 중국 옌타이에서 화물을 싣고 돌아왔다. 옌타이에서 온 화물들을 작업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화물을 빼고 있었다. 이곳에선 주로 의류 제품이 많다. 최근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관련 물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화물을 내리는 순서는 로어 덱 입구에 있는 짐부터 내린다. 이후 메인 덱에 있는 메인 화물들을 꺼낸다. 화물기에 오른 2~3명의 작업자가 짐을 내리기 위해 로더(Loader)라는 기계에 팔레트를 올려놓았다. 올려놓은 팔레트는 로더가 공항 바닥으로 내려놓는다. 로더란 화물을 꺼내거나 넣을 때 쓰는 길이 약 8m·높이 4m의 기계다. 최대 30t 무게를 견딜 수 있다. 내려놓은 화물은 작업자들이 로더 바닥에 있는 롤러를 통해 쉽게 지게차로 옮긴다. 지게차에 실린 화물은 물류센터 안으로 들어가서 분류 작업을 거친다.
3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모든 짐을 내린 후 곧바로 화물이 실렸다. 1시간 내 옌타이에서 들어온 화물을 전부 내리고 곧장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화물을 실어야 한다. 나리타 향 화물은 CJ대한통운과 협업해 건강식품 업체 아이허브 물량이 화물기에 실리는 물량의 80% 가까이 차지한다. 아이허브 인천물류센터를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이 일본으로 향하는 제품에 대해선 제주항공 화물기를 이용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화물을 실은 1호기는 이날 오후 6시께 도쿄로 날아갔다. 이날 공개된 2호기는 인천-하노이뿐 아니라 1호기가 운항하는 인천-연태·도쿄(나리타) 노선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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