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물2호기 도입으로 LCC 확고한 1위 지킨다”

오규민 2023. 12.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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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화물 2호기 언론 최초 공개
기내 인력 공간은 좁은 통로와 조종석 뿐
무게 중심 맞춰 화물 실어
1호기 중국 옌타이·일본 나리타 화물 오가

지난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도입된 지 갓 열흘 된 제주항공 화물 2호기가 세 번째 이륙을 앞두고 있었다. 전날 오후 11시 인천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며 첫 운항을 시작한 2호기는 같은 날 오전 9시 54분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해당 노선의 화물은 전자제품·자동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의류제품 등이 물량의 절반씩을 차지한다. 12시간을 대기하다 다시 베트남으로 향해야 하는 2호기 내부는 텅 비어있었다. 이 화물기는 제주항공이 현재 운용 중인 여객기와 같은 B737-800BCF다.

지난 14일 오후 4시 30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제주항공 화물 2호기가 주기돼있다. 전날 오후 11시 인천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며 첫 운항을 시작한 2호기는 같은 날 오전 9시 54분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이 화물 2호기는 제주항공에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내 화물 수송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제주항공이 운반한 국제 화물은 8만6957t. 이는 대한항공(198만9298t)·아시아나항공(133만345t)에 이어 국적사 중 세 번째로 많다.

화물수송에서 3위를 확고히 하려는 제주항공의 노력은 화물기 내부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 화물기 출입구로 들어가면 화장실과 조종석 입구가 보인다. 왼쪽에는 짐이 실리는 화물칸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성인 남성이 허리를 앞으로 완전히 숙이고 들어가야 할 만큼 좁았다. 아무것도 없는 화물기 내부는 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짐을 넣기 쉽게 만드는 롤러가 촘촘하게 박혀 있다. 이 화물기에는 가로·세로 약 1m 판자 위에 물건을 올려 최대 2m 높이로 쌓아 올린 팔레트 10개와 이보다 절반 정도 작은 크기의 팔레트 1개가 메인 덱(Main Deck·항공기 윗부분)에 실린다. 이 팔레트가 실리면 바닥에 고정한 후 사람이 롤러를 통해 힘을 줘 화물기 앞이나 뒤로 팔레트를 옮긴다. 일반 여객기처럼 작은 화물들이 실리는 로어 덱(Lower Deck·항공기 아랫부분)까지 합하면 이 화물기에는 최대 23.9t의 짐이 실린다. 화물을 최대한 적재하기 위해 인력 출입공간을 최소화한 결과다.

화물기 내부 바닥은 짐을 넣기 쉽게 만드는 롤러가 촘촘하게 박혀 있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비행기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선 가장 무거운 팔레트(최대 4535㎏)가 정중앙 5번째에 들어가야 한다. 팔레트가 총 11개 들어갈 때 비행기 후미에 들어가는 팔레트가 1587㎏으로 가장 낮다. 짐을 넣는 순서는 비행기 가장 앞쪽 팔레트를 실은 후 가장 뒤쪽 팔레트를 넣는다. 뒤쪽부터 순서대로 넣은 후 화물 넣는 입구가 있는 3번 팔레트를 마지막으로 넣고 입구를 닫는다.

비행기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선 가장 무거운 팔레트(최대 4535㎏)가 정중앙 5번째에 들어가야 한다. 제주항공 화물 2호기의 경우 11개 팔레트가 들어가는 'M'방법(사진 중앙)을사용한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같은 시간 제주항공 화물 1호기는 중국 옌타이에서 화물을 싣고 돌아왔다. 옌타이에서 온 화물들을 작업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화물을 빼고 있었다. 이곳에선 주로 의류 제품이 많다. 최근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관련 물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화물을 내리는 순서는 로어 덱 입구에 있는 짐부터 내린다. 이후 메인 덱에 있는 메인 화물들을 꺼낸다. 화물기에 오른 2~3명의 작업자가 짐을 내리기 위해 로더(Loader)라는 기계에 팔레트를 올려놓았다. 올려놓은 팔레트는 로더가 공항 바닥으로 내려놓는다. 로더란 화물을 꺼내거나 넣을 때 쓰는 길이 약 8m·높이 4m의 기계다. 최대 30t 무게를 견딜 수 있다. 내려놓은 화물은 작업자들이 로더 바닥에 있는 롤러를 통해 쉽게 지게차로 옮긴다. 지게차에 실린 화물은 물류센터 안으로 들어가서 분류 작업을 거친다.

지난 14일 오후 4시 30분 제주항공 화물 1호기는 중국 연태에서 화물을 싣고 돌아왔다. 로어 덱에 실린 화물을 빼는 모습.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3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모든 짐을 내린 후 곧바로 화물이 실렸다. 1시간 내 옌타이에서 들어온 화물을 전부 내리고 곧장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화물을 실어야 한다. 나리타 향 화물은 CJ대한통운과 협업해 건강식품 업체 아이허브 물량이 화물기에 실리는 물량의 80% 가까이 차지한다. 아이허브 인천물류센터를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이 일본으로 향하는 제품에 대해선 제주항공 화물기를 이용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화물을 실은 1호기는 이날 오후 6시께 도쿄로 날아갔다. 이날 공개된 2호기는 인천-하노이뿐 아니라 1호기가 운항하는 인천-연태·도쿄(나리타) 노선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중국 연태에서 들어온 화물을 전부 내리고 곧장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화물을 실고 있는 제주항공 화물 1호기의 모습.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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