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안전성 확보한 백신 ‘노바백스’ 가세, 접종률 견인할까?
좀처럼 오르지 않는 접종률
65세이상 고위험군도 40% 미만
관심 적고 여전한 국민 피로도 영향
mRNA 불안감 등 독감과 인식차
XBB.1.5 변이 '표적 백신' 노바백스
친숙하게 개량돼 좋은 대안 기대감
코로나19 2023~2024 동절기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9일로 3개월째 접어든다. 이번 절기 접종은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할 첫 시험대다. 하지만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접종률에 보건당국의 고심이 깊다. 보다 안전성이 확보된 합성항원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이 18일부터 새로 접종에 활용돼 접종률을 끌어올릴 구원투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0월 19일 코로나19의 주요 유행 바이러스 변이인 XBB.1.5를 표적으로 개량된 mRNA 백신(모더나, 화이자)의 접종을 개시했다. 65세 이상, 12~64세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종사자 등을 고위험군으로 정해 우선 접종을 권고했다. 고위험군이 아닌 12~64세는 지난달 1일부터 희망하는 경우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5~11세 소아와 6개월~4세 영유아 고위험군도 이때부터 해당 연령용으로 허가받은 모더나 개량 백신을 맞고 있다. 화이자의 6개월~4세용 신규 백신은 다음 달 8일부터 접종에 사용된다(사전 예약은 이달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및 예방접종 누리집에 집계된 전체 접종률은 17일 기준 9.4%(누적 466만6966명)다. 65세 이상은 39.4%, 18~64세 2.4%, 12~17세 0.3%다. 질병청은 65세 이상의 접종률 목표를 당초 60% 이상으로 잡은 걸로 알려졌지만, 질병청 관계자는 최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50%를 넘기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65세 이상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 50%를 넘긴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없다. 대부분 30~40%대”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방역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아 백신 접종에 대한 필요성이나 관심도가 떨어진 데다, 그간 백신 접종에 따른 국민 피로도가 여전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코로나19 양성자 표본 감시 현황에 따르면 주간 발생자는 6000~7000명 사이에서 유지되고 있다. 12~64세의 경우 우선 접종 대상인 면역저하자 외에는 백신 접종에 대한 동기 부여가 작아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우선 접종 대상에 감염·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기저질환자가 빠진 것이 낮은 접종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특히 65세 미만 중장년층 기저질환자들이 취약한데, 해당 연령대 백신 접종률은 현저히 낮다. 연령별 접종률을 보면 60~64세 8.2%, 50대 3.2%, 40대 1.3% 등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백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동절기 접종에 기저질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명시하지 않아 많은 사람이 간과할 수 있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에 의하면 기저질환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및 중증 진행 위험이 커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 관계자는 “65세 이상이나 면역저하자는 기저질환자에 비해 중증·사망 위험이 더 크다. 바이러스의 독성 등 코로나19 위험도와 방역상황을 감안해 우선 접종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기저질환자의 70%는 이미 65세 이상에 들어 있다”고 해명했다.
질병청이 코로나19 접종률을 견인하기 위해 독감(인플루엔자)과의 동시 접종을 권고한 전략은 잘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65세 이상에서 코로나와 독감의 동시 접종률은 25.7%(13일 기준) 수준이다. 두 백신 동시 접종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시간차를 두고 접종하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국내외 연구결과 확인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편의성 등 측면에서 가급적 동시 접종을 강조한 것이지 면역학적 이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65세 이상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81.7%(14일 기준)로 높다. 독감 접종이 코로나19 보다 한 달 앞서(9월 20일)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로나 접종률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접종은 오랫동안 체화돼 자연스럽게 1년에 한 번 맞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코로나 백신은 연례 접종에 대한 생각이 강하지 않는 등 아직은 두 백신에 대한 인식 격차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mRNA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여전하고 의사들도 두 백신을 같이 맞혀도 되나 하는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질병청에 신고된 XBB.1.5 표적 mRNA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11월 말 기준 화이자 백신 접종자 1000건당 0.10건, 모더나 백신 0.18건).
엄 교수는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선 동기 부여가 중요한데, 질병청의 다양한 노력이 부족했다. 개원가에 접종료 지원 등 보상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내년 절기에는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를 최대한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8일부터 XBB.1.5 변이 타깃 노바백스 개량 백신 50만회분이 접종 현장에 투입됐다. 이 백신은 B형간염, 독감 백신 등 국민 접종 경험이 많은 방식으로 제조돼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장점이 있다. 12세 이상 모든 국민에 접종할 수 있다. 질병청은 “mRNA 백신 접종에 어려움이 있던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고위험군의 경우 정부 혹은 지자체 차원의 개별적 문자 발송 등을 통해 접종을 적극 당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적 있거나(질병청 연구결과 감염 후 평균 10개월 후 재감염) 이전에 백신을 맞았더라도 이번 절기 코로나 대응 면역 수준을 높이려면 접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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