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전용대 (11) ‘주여 이 죄인이’ ‘주를 처음 만난 날’ 등 실은 2집 앨범

최기영 2023. 12. 1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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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탕자처럼' 발매 후 여러 교회에 초청을 받아 찬양 집회를 이어가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인천순복음교회에 갔었는데 특별 찬양을 한 자매의 노래가 귀에 꽂혔다.

"용대야, '노래하는 어부들'이란 찬양팀이 있는데 거기에 김석균 집사님이란 분이 곡을 쓰신대. 한 번 찾아가 봐." 수록곡이 더 필요했기에 여기저기 수소문해 집사님이 출석하는 교회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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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 집회 중 들었던 ‘주여 이 죄인이’
가사 곱씹을수록 내 과거와 많이 닮아
작곡한 안 집사 찾아가 곡 달라 부탁
전용대(오른쪽) 목사가 1991년 3월 찬양 집회를 위해 김석균 목사와 홍콩을 방문해 거리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


1집 ‘탕자처럼’ 발매 후 여러 교회에 초청을 받아 찬양 집회를 이어가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인천순복음교회에 갔었는데 특별 찬양을 한 자매의 노래가 귀에 꽂혔다. 처음 듣는 복음성가였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 찬양 가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 주님을 몰랐네/ 내 맘대로 고집하며 온갖 죄를 저질렀네/ 예수여 이 죄인도 용서받을 수 있나요/ 벌레만도 못한 내가 용서받을 수 있나요.’(‘주여 이 죄인이’ 중)

가사를 곱씹을수록 지난날 방황하며 네 번의 자살 기도까지 했지만 하나님께서 찾아와 위로해 주신 내 이야기를 그대로 표현한 곡 같았다. 교회에 수소문해 특별 찬양을 한 자매와 통화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 전용대 전도사입니다. 혹시 특별 찬양했던 곡이 누가 쓴 곡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아, ‘주여 이 죄인이’요? 교회 관리하는 안철호 집사님이 쓴 곡입니다.”

나는 그 길로 교회에 달려가 안 집사님을 찾았다. 그리고는 어떻게 곡을 쓰게 되었는지, 내가 어떤 삶의 여정을 걸어왔는지, 그 찬양을 들으며 내게 어떤 마음이 찾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훗날 알게 됐지만 이 곡은 극동방송 찬양경연대회에 참가했다가 예선에서 떨어졌던 노래였다.

“집사님, 이 곡 가사가 마치 제 이야기인 것 같아 잊히지 않습니다. 제가 2집 앨범을 준비 중인데 이 노래를 앨범에 실어도 될까요?” “그렇게 하십시오.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합니다.” 나는 전국에서 집회할 때 이 찬양을 부르며 참 많이도 울었다.

사실 이 곡이 크게 사랑받을 무렵 나는 갈 곳이 없었다. 사역비만으로 생활이 힘들었고 도움이 필요한 곳은 그냥 지나치질 못했다. 넷째 누나네 집에서 살았지만 잠은 교회에서 잘 때가 많았고, 며칠에 한 번씩 씻기 위해 여관을 들러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이 찬양이 더욱 나를 위한 찬양으로 느껴졌다.

2집 앨범을 준비하던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용대야, ‘노래하는 어부들’이란 찬양팀이 있는데 거기에 김석균 집사님이란 분이 곡을 쓰신대. 한 번 찾아가 봐.” 수록곡이 더 필요했기에 여기저기 수소문해 집사님이 출석하는 교회로 찾아갔다.

교회에 도착했을 땐 이미 예배가 시작돼 있었다. 한 남자가 크로마하프(36개의 줄로 구성된 현악기)를 연주하며 찬양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며 노래를 들었다. 직감적으로 그 남자가 김 집사님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예배 후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고는 말문을 열었다.

“집사님께 곡을 좀 받고 싶습니다. 좀 전에 예배 시간에 부르셨던 찬양은 혹시…” “네. ‘주를 처음 만난 날’이란 찬양입니다. 만들고 나서 오늘 처음으로 불렀네요.” “제가 꼭 부르고 싶습니다. 그 곡을 제 앨범 수록곡으로 넣어도 될까요?”

감사하게도 집사님은 내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당시 집사님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나는 점심시간마다 학교로 찾아가 함께 식사도 하고 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동역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목회자이자 찬양사역자로 함께 길을 걷고 있는 김 목사님처럼 당시 만났던 수많은 분이 내겐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와 사랑이었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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