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냐 아니냐'…친윤 드라이브 걸었지만 의견 팽팽

김희정 2023. 12. 19. 0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대세론'은 확인, '압도적'은 아니었다
선대위원장 의견도 다수…"당의 소중한 자산"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당 소속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파했다. 핵심은 '한동훈 비대위'로 가느냐다. 친윤(親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동훈 추대' 물밑 작업이 이뤄졌지만, 예상과 달리 반대 의견이 많아 '추대론'이 힘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로 가려면 90% 이상의 압도적 찬성표가 나와야 하는데, 아무리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됐다 하더라도 70~80%의 찬성표로는 역부족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반대 의견은 주로 '한동훈 비토론'보다는 선대위원장 등 '한동훈 쓰임새'에 관한 내용이었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90분간 난상토론을 벌였다. 회의에는 30여명의 의원·당협위원장들이 발언자로 나섰다. 원내에서는 조경태·김상훈·조해진·성일종·이용호·최형두 의원이 발언했다.

다수 참석자는 이날 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찬반 비율이 6대 4 혹은 7대 3 정도라고 밝혔다. 영남권 한 초선의원은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된 것은 맞지만,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려면 9대 1 정도로 압도적인 찬성 여론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이 나쁘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회의장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수석부대표는 "비대위원장 맡겼다가 속된 말로 기스라도 나면 어떡하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비대위원장과 선대위원장 의견이 반반쯤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회의 초반에는 '한동훈 비대위'를 주장하는 발언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심대로 지지율 높은 분을 (비대위원장으로 인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지금 상황에서 (한 장관을) 아껴쓰니 마니, 그럴 시기가 아니고 가용한 모든 걸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동훈 대세론'을 굳히려고 판을 짜놨던 것 같다"며 "초반에는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회의 후반부로 갈수록 반대 의견도 많아졌다. 다만 반대 의견이 '한동훈 비토론'은 아니었다. 서울 청년 동부벨트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과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한 장관은 비대위원장보다는 선대위원장에 더 적합하다"고 발언했다.

이승환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는 '한동훈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한동훈이라는 카드를 어떻게 쓸 것이냐'가 주된 논의 주제였다"며 한동훈 비토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든지, 친윤·비윤 등 계파 구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창근 하남 당협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등장한 2012년 총선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며 "당시 '박근혜 비대위'가 성공했던 것은 친이·친박이 (화합해) 단 한 석이라도 얻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차기 비대위원장도 친윤·비윤을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원내인사로 발언대에 오른 조경태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김상훈·조해진·최형두 의원은 '한동훈 선대위원장'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 의원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의 고심은 더 깊어졌다. 윤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연석회의에서 한 장관과 관련된 언급들이 많이 있었다"며 "(한 장관이) 당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한동훈이라는 당의 자산을 쓸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상당히 다양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비대위원장 임명 시점에 대해선 "당원들이라든지 당의 원로 의견을 좀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비대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지휘해야 하고 총선 전체를 지휘해야 하는 아주 막중한 권한과 책임 갖고 있고 시기적으로도 엄중한 시기이기에 전당대회에 준하는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