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밴드 ‘요아소비’ 내한, 8000명이 떼창 즐겼다
“공연 내내 팬 분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연 내내 저희 노래를 따라불러 주시더라고요. 일본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었어요.”
지난 1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일본 2인조 혼성 밴드 요아소비(YOASOBI) 콘서트는 혹한을 녹일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날에 이어 2회차 공연 무대에 오른 이들의 노래에 관객 8000여 명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통역 없이 진행된 콘서트였지만, 언어 장벽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보컬 이쿠라(23)와 프로듀서 아야세(29)는 간단한 일본어로 관객과 직접 소통했다.
요아소비는 한국말로 ‘밤놀이’란 뜻으로, 아야세가 소설과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작사·작곡한 곡을 이쿠라가 노래하는 그룹이다. 2019년 11월 싱글 ‘밤을 달리다’로 데뷔한 요아소비는 현재 일본 음악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가수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아이돌’은 21주 연속 빌보드 재팬 ‘핫 100’에서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미국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톱10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J팝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국내 팬덤도 탄탄하다. 이들의 첫 단독 내한 콘서트인 이번 공연은 지난 10월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1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당초 1회로 계획했던 공연은 한 회 더 추가돼 2회로 늘어났다.
이날 데뷔곡 ‘밤을 달리다’를 시작으로 팬들의 떼창 이벤트가 펼쳐진 ‘군청’, 앙코르곡 ‘아이돌’까지, 이들이 90분간 16곡을 부르는 동안 객석에선 “아이시떼루”(사랑해요) 등 일본어 환호가 이어졌다. “라이브 공연이란 꿈을 이루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이쿠라가 서툰 한국말로 전할 때 공연장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튿날인 18일 이들은 서울 중구의 한 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요아소비 멤버들은 “일본에선 떼창을 잘 볼 수 없는데, 한국 팬들의 에너제틱한 열정을 전달받았다”며 첫 내한 콘서트의 소감을 전했다.
아시아 투어의 시작지를 서울로 택한 것도 한국 팬들의 열성적인 라이브 요청 때문이라고 한다. 아야세는 “데뷔하자마자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탓에 인기를 실감할 일이 잘 없었다”면서 “올해 ‘아이돌’ 발매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한국 팬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아야세는 “애니메이션만큼 표현의 자유도가 높은 장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요아소비의 인기가 전 세계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이번 콘서트에서 부른 노래 가운데 애니메이션 OST가 절반에 달했다.
이들은 ‘J팝 대표주자’라는 평가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아야세는 “애초에 ‘히트곡을 써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곡을 쓰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즐기면서 만든 노래를 자신감 있게 선보였을 때 오는 반응을 느끼면서 자유롭게 활동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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