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젠 문제 생길 것”…나토 가입 핀란드 위협
내년 대선에서 5선에 도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71·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위협했다. 러시아군을 접경지에 배치하겠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인 러시아1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4월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를 공개 비난했다. 그는 “이제까지 우리가 핀란드와 분쟁을 벌인 적이 있느냐? 20세기 중반의 영토 문제를 포함한 모든 분쟁은 이미 오래전에 해결됐다”면서 “서방이 핀란드를 나토로 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핀란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있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레닌그라드 군사 구역을 만들고 그곳에 군대를 이동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핀란드는 러시아 서북부와 국경 1340㎞를 맞대고 있다. 이 접경 지역에 지난 2010년 서부 군관구로 통합된 레닌그라드 군관구를 다시 창설해 군을 집중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핀란드가 지난달 제3국 이민자 유입을 이유로 러시아와의 국경을 폐쇄하고, 18일에는 미국과 국방 협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핀란드는 분쟁 시 미군의 신속한 군사적 접근과 지원을 허용하기 위해 미국과 국방 협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미군은 핀란드에서 러시아 국경으로 이어지는 철도 인근에 군사장비와 탄약 등을 저장하는 등 핀란드 내 15개 군사 지역과 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나토를 먼저 공격하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면 나토 국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다. “러시아는 지정학적, 경제적, 군사적 이해관계에서 나토 국가와 싸울 이유도, 관심도 없다”며 “나토 국가들과의 관계를 오히려 발전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내년 3월 17일 열리는 러시아 대선에서 5선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은 이날 사실상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주권국이자 자급자족 국가가 되든지,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외국의 조언 없이 우리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러시아는 다른 일부 국가처럼 소시지에 주권을 포기하고 누군가의 위성국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전날 푸틴 대통령은 지지자 700여 명으로 구성된 추대그룹에 의해 대선 무소속 후보로 지명됐다. 그는 2000·2012년 대선 땐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출마했으며 2004·2018년 대선에선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신뢰 수준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소폭 상승해 79.3%를 기록했다고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이 밝혔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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