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축구리그·관종…올 중국 달군 신조어
시골 동네 축구 수퍼리그를 말하는 ‘춘차오’(村超), 한국의 ‘관종’(관심종자)과 같은 의미인 ‘셴옌바오’(顯眼包), 최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인 특전사식 여행 ‘터중빙스뤼유’(特種兵式旅遊)….
중국 교육부와 베이징어언대가 공동 설립한 국가언어자원 모니터링 및 연구센터가 지난 16일 공개한 2023년 한해 중국에서 유행한 ‘10대 신조어’들이다.
춘차오는 올봄 중국 서남부 오지인 구이저우(貴州)성의 첸둥난(黔東南) 먀오(苗)족·둥(侗)족 자치주 룽장(榕江)현에서 주최한 축구 리그에서 유래했다. 동네 축구 경기장 관중석이 유럽 프리미어리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기에 휩싸인 모습을 보고 ‘마을 축구 리그’를 줄여 춘차오로 이름 붙인 게 큰 인기를 끌었다.
10대 신조어엔 중국공산당 선전기구가 새로 만든 단어인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全球文明倡議), ‘소비 진작의 해’(消費提振年) 등 체제 선전 어휘도 포함됐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9월 헤이룽장을 시찰하며 처음 언급한 ‘새로운 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도 들어갔다. 중국 IT 기업들의 생성형 인공지능 경쟁은 ‘수백 가지 딥 러닝 모형’이란 뜻의 ‘바이모 대전(百模大戰)’으로 이름 붙었다.
이달 초엔 중국 교열 기자들이 펴내는 어문 잡지 『교문작자(咬文嚼字)』가 온라인 투표로 선정한 10대 유행어를 발표됐다. 파트너·메이트를 뜻하는 ‘다쯔’(搭子),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하는 능력을 말하는 ‘정서가치’(情緖價値),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XX’ 등 불황에 불안한 심리를 담은 유행어가 많이 포함됐다.
올해 중국에서 히트한 제품과 서비스에도 경제 불황이 반영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5일 선정한 올해 5대 히트 상품엔 마오타이 라테, 마오타이 초콜릿 등 중국의 최고급 주류 브랜드 마오타이(茅台)의 콜라보 상품, 전년 대비 53% 판매량이 급증한 복권 등이 포함됐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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