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하면 감형되냐" 친구 살해한 여고생, 범행 직후 경찰에 질문

범행 직후 휴대전화도 초기화
피해자 유족, 엄벌 호소

절교하자는 말에 같은 학교 친구를 살해한 여고생이 범행 직후 112에 전화해 "자백하면 감형되냐"고 물은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석진)는 1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양(18)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A양은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하면서 "제가 미성년자인데 사람을 죽이면 징역 얼마나 받느냐. 최소 5년이라고 나오긴 하던데"라고 물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백하면 감형되느냐"라고 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장이 전화한 이유를 묻자 A양은 "범행이 알려질까봐 일부러 태연한 척했다"며 "형량 등을 검색해봤는데 정확하지 않아서 경찰에 물어보자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A양은 또 범행 뒤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이후 A양은 B양인 척 그의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챙겨 나와 도로변에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휴대전화는 초기화했다.

검찰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경위를 묻자 A양은 "경찰에 자수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했다"고 주장했다.

A양은 지난 7월 12일 정오께 대전 서구에 있는 친구 B양의 집을 찾아가 B양을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A양은 친하게 지냈던 B양이 '절교하자'고 하자 다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 수사 결과 A양은 숨진 학생을 상대로 과거 학교 폭력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B양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아 학교폭력 대책위에 회부됐고, 지난해 7월 반 분리 조치까지 이뤄졌다.

피해자 부친은 A양에 대해 "친구였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딸을 하수인처럼 부렸다"며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딸을 지키지 못했다"고 오열했다. 또 "살아있는 자체가 고통스러우나 살인자가 철저하게 죗값을 치르는 것을 봐야겠다"고 엄벌을 호소했다.

검찰은 A양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보호관찰 추가 청구 등에 따라 내년 1월 11일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