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 줘”…자회사에 손 벌린 한전 ‘시끌시끌’ [재계 TALK TALK]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에 연말까지 중간배당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전이 요구한 배당 목표액은 최대 4조원이다.
한전은 매년 3월경 발전 자회사들로부터 연간 단위로 경영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받지만,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전 자회사들이 한전 요구를 수용해 중간배당을 하려면 정관에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한전이 유례없는 중간배당 요구에 나선 것은 재무위기 악화로 내년 한전채 한도가 대폭 줄어 한전채 신규 발행이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해서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한전은 원칙적으로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올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20조9200억원)의 5배인 104조6000억원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전망치대로 올해 6조원대 영업손실을 내면 ‘자본금+적립금’이 14조9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한전채 발행 한도는 74조5000억원이다. 현재 한전채 발행 잔액은 79조6000억원 수준인데, 현재 전망대로라면 내년 3월 결산 후 한전채 발행 한도가 초과해 한전은 한전채를 새로 찍어내지 못한다. 신규 발행은커녕 5조원가량 기존 한전채부터 상환해야 한다. 기존처럼 한전채를 발행해 빚을 갚고 전기 구매, 송변전 시설 유지 보수 등에 쓰일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전의 자회사 중간배당 요구를 두고 배임 논란도 거세다. 발전 자회사 중 한 곳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올 들어 3분기까지 16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그만큼 경영 여건이 어렵다는 의미다. 재계에서는 상법상 연간 영업이익을 넘는 수준의 중간배당은 배임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한전 사정이 어렵기는 하지만 모기업 재무 부담을 자회사에 넘기는 만큼 ‘아랫돌 빼 윗돌 괴기’ 조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귀띔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9호 (2023.12.20~2023.12.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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