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굶는 중·고생 10명 중 4명… 성인때 고혈압·당뇨·암 키운다

민태원 2023. 12. 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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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주 5회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청소년 비율이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 빈도가 적을수록 더 비만하고 혈압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등 수치가 상승해 향후 심뇌혈관질환, 암 등 성인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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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4%→ 지난해 39% 급증
결식 잦으면 학업성취도도 저하


지난 10년간 주 5회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청소년 비율이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 빈도가 적을수록 더 비만하고 혈압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등 수치가 상승해 향후 심뇌혈관질환, 암 등 성인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아침 결식이 잦을수록 짜고 기름지고 식이섬유가 낮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청소년에게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윤영숙 교수팀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문한빛 전문의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20년)와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1~2022년)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청소년 아침 결식의 현황과 문제점을 최근 열린 ㈔정밀영양협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중·고생 대상 건강행태온라인 조사에서 아침 결식률은 2011년 24.4%에서 지난해 39%로 크게 증가했다. 고교생의 결식률은 같은 기간 25.5%→41.3%로 상승해 중학생(23.2%→36.9%) 보다 증가폭이 컸다. 국민영양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초·중·고생의 아침 결식률은 2013년 17.0%에서 2020년 28.7%로 늘었다. 특히 고교생의 경우 결식률이 2020년 47.9%까지 높아져 거의 2명 중 1명이 아침을 굶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소득에 따른 아침 결식률 차이도 확인됐다. 국민영양조사에서 가구소득 하위 20%의 아침 결식률(32.2%)은 상위 20%(16.9%) 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아침 결식은 청소년의 건강 지표에 경고등을 켰다. 국민영양조사에서 아침 식사를 2회 이하로 적게 하는 군의 비만율(체질량지수 95백분위 수 이상)은 13.9%로 주 5회 이상 거의 매일 먹는 군(9.8%)에 비해 높았다.

아침 결식이 많을수록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모두 높아, 향후 성인이 됐을 때 고혈압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아침식사 빈도가 주 2회 이하인 군은 주 5일인 군에 비해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일명 나쁜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인슐린저항성(HOMA-IR)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성인기에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은 물론 암 발생 위험이 높음을 시사한다. 반면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은 낮았다.

아침 결식이 잦을수록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적게 먹음에도 짜고 기름기 많고 식이섬유가 적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결식이 잦은 군에서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위험이 높은 이유는 이런 식습관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상우 교수는 18일 “주 5회 이상 아침을 굶는 청소년은 학업 섭취도도 낮았다”면서 “현대인의 바쁜 생활상을 고려할 때 부모에게 무턱대고 가정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하라고 할 순 없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당국이 학교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해 호응받고 있는데 이처럼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환경 조성에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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