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녀까지 참전…조현범 "父, 역대 대통령 무리없이 답해"
국내 1위 타이어 업체인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이 조현식‧현범 아들 형제에서 아버지와 장녀는 물론, 효성 일가(一家)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가족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18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아버지(조양래 명예회장)는 매일 출근하면 옆방에서 뵙고 있고, 건강은 누가 봐도 이상이 없다”며 “(누나인) 조희경 이사장이 청구한 성년후견심판 청구는 명백히 부당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동안 ‘아버지‧차남 vs MBK파트너스 장남‧차녀’ 분쟁 구도에서 전날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청구 이력을 근거로 “본인(조 명예회장)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조현식 고문 지지 의사를 밝히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성년후견심판은 고령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조 회장은 “조 이사장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재단에 조 명예회장이 주식 약 3000억원어치를 증여할 경우 성년후견심판 청구를 취소하겠다는 제안도 했다”고 공개했다.
한국앤컴퍼니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은 배경에 대해 “조 명예회장이 15년간 경영 수업 끝에 후계자를 세우고 확고한 지분을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조 회장에게 매각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기존 공개매수 가격을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린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주식 수가 1931만5214주(발행 주식 수의 약 20.35%)에 미치지 못하면 주식을 사지 않을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25%까지 급등했다가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날은 전 거래일보다 11.67%(1850원) 오른 1만7700원으로 마감했다.
조현범 회장은 이에 대해 “MBK 측이 가족의 아픔을 이용해 도를 넘은 행태를 벌인다”며 “개미투자자가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에서 조현범 체제에 대해 기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라며 “지난 15일 주가 하락이 그 방증”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조건부 공개매수는 해외에도 있는 제도”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이번 형제간 분쟁이 조 회장 쪽에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관측한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를 사들인 데 이어, 이날도 0.32%를 추가로 취득했다.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도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식 14만6460주(0.15%) 매입하며 조 회장 측의 ‘백기사’로 등판했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이자,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이들의 지분 매입으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 42.89%에서 46.72%로 늘어났다.
한편 조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은 2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은 1심에서 심판을 기각했지만 조 이사장이 항고했다. 이에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밀 정신감정이 최근 이뤄졌다. 조 회장은 “(조 명예회장은) 정밀 감정에서 19대에 걸친 역대 대통령의 이름 등을 질문하자 대부분 무리 없이 답변했다”며 “당초 열흘로 예정됐던 정신감정도 2시간 정도로 단축됐다”고 전했다. 서울 보라매병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감정 결과를 지난달 27일 법원에 전달한 상태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원로가수가 성희롱" 고백한 사유리…추측 쏟아지자 결국 | 중앙일보
- “삼촌, 하루만 더 버텨주세요” 임종 지키는 이유 그때 알았다 | 중앙일보
- 백종원, 신고 당하자 충격…예산 상인들에 "엄청난 배신감" | 중앙일보
- “이제 건달 아녀, 기업인이여” 하얏트 거머쥔 배상윤의 몰락 | 중앙일보
- “여기가 무슨 동창회입니까” 재판장도 웃게 한 尹의 호통 [비하인드:론스타 그날] | 중앙일보
- "아침 먹고 살 20㎏ 빠졌다" 초고도비만 20세女에 일어난 변화 | 중앙일보
- 숏컷 미녀가 103년 전통 깼다…'미스 프랑스' 우승자 논란 | 중앙일보
- 여성팬 내동댕이 친 아이돌 경호원…"이건 폭행" 과잉 경호 논란 | 중앙일보
- "오빠 필 때" 이선균 협박한 여실장…첫 재판서 "비공개 해달라" | 중앙일보
- 지석진, '런닝맨'서 잠시 하차한다…"건강상 이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