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주식거래 사전검토…막강 권력 쥔 준신위 "카카오 내부 통제 틀 잡겠다"(종합2보)

이승진 2023. 12. 1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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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신위 첫 회의 열고 본격 활동 개시
카카오 계열사, 합병·주식 대량 거래 시 준신위 사전 검토
"카카오 변화 의지 있다 확신"
카오 그룹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준신위)의 1차 회의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EG빌딩에 마련된 준신위 사무실에서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카카오 쇄신의 열쇠를 쥔 외부 독립 기구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준신위)’가 18일 첫 회의를 마무리했다.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등 막강한 권한을 쥔 준신위는 앞으로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카카오 신뢰회복에 전념한다.

준신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강남구 EG 빌딩에서 첫 회의를 열고 '카카오 공동체 동반 성장 및 준법 경영을 위한 협약'에 참여한 계열사들의 준법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처음으로 논의해야 할 주제 등을 논의했다.

준신위는 지난 11일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와 협약을 체결했다. 곧 이사회의 의결을 마칠 예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포함하면 6개 사가 함께하게 된다.

회의에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의 준법지원인이 회의에 참석해 조직 현황과 준법 윤리 규정, 운영 규정 등을 보고했다. 카카오 대표 내정자인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도 인사차 방문했다. 준신위 위원 중 한 명인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하면서 내홍이 불거지자 '셀프 징계'를 요청했다. 징계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공식적인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준신위는 앞으로 ▲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 마련 ▲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 ▲ 준법 프로그램의 감독 및 권고 ▲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 ▲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감독 등을 진행한다.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에 해당하는 주요 경영 활동에는 협약사들의 ▲회계 처리 및 주식시장 대량 거래 ▲ 합병, 분할, 인수 등 조직변경 및 기업공개 ▲ 내부거래 및 기타 거래 등이 포함된다. 이용자의 이익 보호 및 업계 상생과 관련해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을 경우 해당 협약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최고경영진·준법지원인 등의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해 이사회에 의견을 제시한다.

이날 위원장인 김소영 전 대법관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카카오는 10여 년 전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혁신의 대표주자로 국민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카카오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은 최근 몇 년 새 우려와 비판으로 바뀌었다. 안팎으로 수많은 문제가 불거지며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결과"라고 카카오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인은 카카오에 있다"며 "카카오가 만들어 낸 혁신만 강조했을 뿐 그 뒤편에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 외형적 성장에 치우쳐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카카오가 변화의 의지가 있다고 봤다. 그는 "첫 회의 이전 김범수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고민을 나누었고 카카오 크루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여러 목소리를 들은 결과, 카카오엔 산적한 문제점들이 많이 있지만 그만큼 구성원들이 변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앞으로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입법과 내부 통제의 틀을 잡을 것"이라며 "준법 경영, 신뢰 경영 원칙이 뿌리내리도록 운영 과정에서의 점검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지난달 3일 준신위를 설립하고 초대 위원장으로 김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준신위 위원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장(프리챌 공동창업자),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 은행법학회장),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전 한국 벤처창업학회장), 이영주 경기도 사회적 경제원 이사장(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등이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한편 준신위는 이날 회사 내부 비리에 대한 제보 메일을 직원들에게 처음 공개했다.

양현서 준신위 사무국장은 "제보 메일이 외부에 공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음 달 중순 홈페이지를 개설하면 제보 페이지가 있을 것이어서 다양한 채널로 다양한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신위는 매월 1회 정기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회의는 내년 1월8일 EG빌딩에서 열린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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