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감시기구 ‘준신위’ 첫 회의...준법시스템 조목조목 살펴(종합)

카카오·카겜·카모 등 준법지원인 3인 참석
현재 5개사 준신위 협약 체결...엔터 조만간 이사회 의결
김소영 위원장 “현재 위기극복 아닌 내부통제 틀 잡는 것 목표”
앞으로 인수합병시 사전 검토 받아야...제보 사이트 오픈

카카오 준법 및 윤리경영 외부감시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가 18일 서울 삼성동 이지빌딩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카카오

카카오 준법경영 외부감시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가 18일 첫 회의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준신위는 이날 회의에서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등 3사의 준법경영 관련 규정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준신위는 카카오 공동체의 준법경영을 위해 사후조사뿐 아니라 사전감시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삼성동 이지빌딩에서 열린 회의에는 ▲전 대법관인 김소영 위원장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소장 등 위원들이 참석했다. 유일한 내부위원인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은 불참했다.

김소영 준신위원장은 오후 5시까지 4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준신위 협약에 참여한 본사 및 계열사들의 카카오 준법경영 관련 정책을 살폈다. 준신위는 계열사 직접조사 실시권 등 제재 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들과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회의 전 발표한 김 위원장의 모두발언에 따르면 현재까지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가 해당 협약을 체결했다. 곧 이사회 의결을 마칠 에정인 카카오엔터인먼트까지 포함하면 총 여섯 개 회사가 위원회 출범에 함께하게 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각 사마다 준법지원인이 한 명씩 있다”며 “이 중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등 3개사 준법지원인이 오늘 회의에 참석해 (각 계열사의) 조직도와 현황, 준법·윤리규정 등을 보고하고, 김 위원장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준신위는 일단은 협약을 체결한 6개사를 중심으로 아젠다를 발굴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준법 및 윤리경영 관련 논란이 있었던 본사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준법 관련 아젠다를 설정하고, 다른 계열사들에는 논의 결과를 권고하는 식으로 준법 경영을 확장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김정호 총괄의 준신위 회의 불참에 대해서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본인이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카카오 그룹의 전면적 쇄신을 위해 영입한 김 총괄은 욕설 논란으로 사내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기 시작한 후부터 카카오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비롯한 모든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위원장은 이날 회의 전 모두발언을 통해 “준신위 목표는 단순히 카카오의 잘못을 지적해 현재의 위기를 넘기려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가 앞으로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법과 내부 통제의 틀을 잡는 것”이라며 “카카오에 준법경영 원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운영 과정에서의 점검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준신위는 앞으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 마련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 ▲준법 프로그램의 감독 및 권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감독 등을 진행한다.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에 해당되는 주요 경영 활동에는 협약사들의 ▲회계 처리 및 주식시장 대량 거래 ▲합병, 분할, 인수 등의 조직변경 및 기업공개 ▲내부거래 및 기타 거래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이용자의 이익 보호 및 업계 상생과 관련해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을 경우 해당 협약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최고경영진·준법지원인 등의 준법의무 위반에 대해 이사회에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협약사의 준법 경영에 대한 감독과 직접 조사권도 행사한다. 준신위는 협약사들의 준법 프로그램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감독하며, 해당 이사회에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보완 조사 및 재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행 사항이 미흡할 경우 직접 조사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카카오의 주요 의사 결정을 관장하는 조직에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해당 행위에 대한 긴급 중단과 함께 내부조사 및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할 수 있다.

실무기구인 사무국은 조만간 구성을 완료해 각 관계사의 법무·준법·감사 조직과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한 준신위의 활동 사항을 공개하고, 외부 의견을 듣기 위한 제보 시스템을 갖춘 웹사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오픈한다.

한편 준신위 다음 회의는 내달 8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회의는 매월 1회 정기 회의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