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 일본어 떼창 터졌다…혹한 무대 뜨겁게 달군 日대세 밴드 요아소비

김서원 2023. 12.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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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내내 팬 분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연 내내 저희 노래를 따라불러 주시더라고요. 일본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었어요.” "

J팝 2인조 혼성 밴드 요아소비가 지난 16~17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첫 내한 콘서트를 열고 관객 8000여 명과 만났다. 사진 리벳(LIVET)

지난 17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일본 2인조 혼성 밴드 요아소비(夜遊び·YOASOBI) 콘서트는 혹한을 녹일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날에 이어 2회차 공연 무대에 오른 이들의 노래에 관객 8000여 명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통역 없이 진행된 콘서트였지만, 언어 장벽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보컬 이쿠라(ikura·23)와 프로듀서 아야세(Ayase·29)는 간단한 일본어로 관객과 직접 소통했다.

요아소비는 한국말로 ‘밤놀이’란 뜻으로, 아야세가 소설과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작사·작곡한 곡을 이쿠라가 노래하는 그룹이다. 2019년 11월 싱글 ‘밤을 달리다’(夜に駆ける)로 데뷔한 요아소비는 현재 일본 음악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가수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아이돌’은 21주 연속 빌보드 재팬 ‘핫 100’에서 꾸준히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미국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톱10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J팝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국내 팬덤도 탄탄하다. 이들의 첫 단독 내한 콘서트인 이번 공연은 지난 10월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1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팬들의 요청으로 당초 1회로 계획했던 공연은 한 회 더 추가돼 2회로 늘어났다.

이날 데뷔곡 ‘밤을 달리다’를 시작으로 팬들의 떼창 이벤트가 펼쳐진 ‘군청’(群青), 앙코르곡 ‘아이돌’까지, 이들이 90분간 16곡을 부르는 동안 객석에선 “아이시떼루”(愛してる·사랑해요) 등의 일본어 환호가 이어졌다. “라이브 공연이란 꿈을 이루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이쿠라가 서툰 한국말로 전할 때 공연장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달았다.

16~17일 첫 내한 콘서트를 연 요아소비의 보컬 이쿠라가 관객 앞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 리벳(LIVET)


이튿날인 18일 이들은 서울 중구의 한 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요아소비 멤버들은 “일본에선 떼창을 잘 볼 수 없는데, 한국 팬들의 에너제틱한 열정을 전달받았다”며 첫 내한 콘서트의 생생한 여운을 전했다. “일본어 노래가 어려운데,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곡을 따라 불러준 팬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서다.

요아소비의 프로듀서 아야세가 지난 16~17일 열린 내한 콘서트에서 신시사이저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리벳(LIVET)


요아소비 보컬 이쿠라. 사진 리벳(LIVET)


아시아 투어의 시작지를 서울로 택한 것도 한국 팬들의 열성적인 라이브 요청 때문이라고 한다. 아야세는 “데뷔하자마자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탓에 인기를 실감할 일이 잘 없었다”면서 “올해 '아이돌' 발매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우리를 만나고 싶다는 한국 팬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요아소비가 첫 내한 콘서트를 끝낸 후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리벳(LIVET)

소설과 만화를 기반으로 곡을 만드는 독특한 작업 방식에 대해선 “일단 노래의 원작이 되는 소설을 많이 읽어본 다음, 음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곡의 테마를 찾는다”며 “이미지가 연상되면 그 위에 멜로디를 붙이고 인상 깊은 구절을 가사로 넣는다”고 설명했다.

아야세는 “애니메이션만큼 표현의 자유도가 높은 장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을 익숙하게 느끼는 관객들이 우리 노래를 좋아해 주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이번 콘서트에서 부른 노래 가운데 애니메이션 OST가 절반에 달했다.

요아소비가 18일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리벳(LIVET)

이들은 ‘J팝 대표주자’라는 평가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 수식어보다는 자신들만의 음악적 가치관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야세는 “애초에 ‘히트곡을 써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곡을 쓰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즐기면서 만든 노래를 자신감 있게 선보였을 때 오는 반응을 느끼면서 자유롭게 활동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아소비의 인기가 전 세계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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