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백억 지원 끊겼다…대출도 힘든 TBS '생사 갈림길'
TBS 운명이 바람 앞의 촛불 상태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에 TBS 지원금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서울시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절차는 끝났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반면 TBS가 자구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서울시 예산지원만 기대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시 지원 끊긴 TBS…22일 판가름
서울시의회는 지난 15일 45조7405억원 규모인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처리했다. 서울시는 이 예산안에 TBS 지원금을 편성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1일부터 TBS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조례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해마다 200~300억원을 TBS에 지원해왔다.
여기에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도 TBS 지원금을 폐지하는 내용의 서울시 조례안에 대한 무효 소송을 각하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조례는 서울시 재정지원 근거와 관련한 것이고, TBS는 다른 수익금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시는 TBS에 예비비를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자치단체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긴급한 경우 예비비를 편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도 법적 근거(조례)가 필요하다고 한다. TBS 지원조례를 폐지하면 법적으로 예산을 TBS에 사용할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에 예비비 편성도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TBS가 금융기관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당장 내년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는 방법도 검토했다. 문제는 대출에 필요한 담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TBS가 대출을 받는 방안까지 고려했지만, 역시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TBS가 대출을 상환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서울시가 지급보증을 서면 배임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법적 검토 결과가 나왔다.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 시의회 의장 참석 예정
TBS는 서울시 지원을 받기 위해 지난 6월 공정성 강화 혁신안을 발표했다. 방송출연제한심의위원회 등을 설치해 편향성을 해소하고, 정원 20%를 감축하는 등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얼마나 이행했는지는 미지수다. 혁신안 이행 관련, TBS는 “지금은 민감한 시기라 언급하기 어렵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시의회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베트남을 방문 중인 김현기 의장이 귀국하는 21일이나, 늦어도 본회의가 열리는 22일 오전 중 상임위를 긴급 소집해 TBS 관련 안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김 의장에게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본회의는 22일 오후 2시부터다. 물리적으로 22일 오전까지 상임위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한다면 TBS가 기사회생할 가능성은 있다.
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은 “연간 총예산의 70% 이상을 서울시의 출연금에 의존하는 TBS가 당장 인건비·퇴직금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고려해, TBS를 한시 지원하자는 의견을 가진 우리 당 의원 뜻을 전달할 생각”이라며 “다만 이에 반대하는 의원도 다수라서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출국 직전 동료 의원들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에서 “TBS 세금 지원 중단 조례는 우리의 제1호 당론”이라며 “TBS에 대한 지원을 연장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한 일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김 의장은 "TBS가 자구책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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