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카카오 준신위 "계열사 인수합병도 본다"...내외부 쇄신 속도내는 카카오
카카오의 외부 감시기구가 계열사 인수합병부터 주식거래까지 그룹 경영 전반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카카오 그룹에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할 감시 기구가 활동을 본격 시작하면서 카카오 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무슨 일이야
김소영 카카오 그룹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준신위 첫 회의를 열고 “어떤 상황에 놓여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준법과 내부통제의 틀을 잡겠다”고 밝혔다. 준신위는 카카오 그룹 전체에 대한 통제권·제재권을 갖는다.
준신위는 우선 카카오 그룹 6개사를 대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준신위는 카카오 본사를 포함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핵심 자회사와 '공동체 동반성장 및 준법경영을 위한 협약'을 지난 11일 체결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곧 이사회 의결을 거쳐 협약에 참여할 방침이다. 이 협약에는 준신위가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을 감독, 통제할 권한에 대한 근거가 담겼다.
김 위원장은 "준신위가 앞으로 컴플라이언스(준법) 프로그램 정립과 같은 준법 통제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약을 맺은 계열사들의 주요 경영 활동을 사전에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경영 활동에는 협약사들의 인수·합병·분할 등 조직변경 및 기업공개, 회계 처리 및 주식시장 대량 거래, 내부거래 및 기타 거래 등이 포함된다. 그간 카카오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해 준신위가 제동을 걸 수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도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정 내정자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열린 8차 비상경영회의 종료 후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서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혁신안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게 왜 중요해
그간 지지부진했던 카카오 경영 쇄신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적극적인 책임경영을 약속한 정 내정자가 안에서 카카오 계열사 쇄신을 주도하고, 엄격한 법적‧윤리적 잣대를 마련한 준신위가 밖에서 계열사를 통제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은 준신위에 과거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짚고 넘어갈 것을 요구했다. 크루유니언 서승욱 지회장은 이날 “(카카오) 전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게임 아이템 결제 같은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들에 대한 조사와 이들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을 제외한 준신위원 6명이 참석했다.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 쇄신을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김 총괄은 카카오 임원에 폭언하고, 카카오 내부 비리를 자신의 SNS에 폭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본인이 윤리위원회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쇄신 테스크포스(TF)’ 팀장인 정신아 내정자 중심으로 카카오의 본격적인 인적 쇄신이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부터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크다. 준신위도 활동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준신위는 활동 사항을 공개하고, 외부 제보 시스템을 갖춘 웹사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열 계획이다.
더 알면 좋은 것
이날 카카오는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카톡 실험실에서 이용 동의하면 AI가 반영된 대화 요약과 말투 변경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대화 요약은 한글 기준으로 최대 3000자까지 가능하다. 말투 변경 기능을 적용하면 작성한 카톡 메시지(최대 100자)를 정중체, 상냥체, 임금체, 신하체, 로봇체, 이모지체 등 다양한 말투로 바꿀 수 있다.
이들 기능에 사용된 AI 모델은 카카오브레인 기술로 개발됐다. 기능 활용 시 대화 데이터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개인 기기에 있는 카톡 대화를 이용한다. 카카오는 “요약 요청 시 대화 내용은 서버로 전송돼 요약되나, 저장되거나 학습에 이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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