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승합차와 사라질뻔한 병원비… “드라마처럼 날 살려”

손재호 2023. 12. 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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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동안 어렵게 모은 돈 1600만원을 폐차할 차량에 보관하는 바람에 영영 찾지 못할 뻔한 주민이 경찰 도움으로 되찾았다.

사연자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저를 살게 해 준 젊은 경찰관을 격려해달라"며 거듭 요청했다.

18일 강원도 양구경찰서에 따르면 주민 A씨는 지난 7일 경찰 민원실을 찾아 "소중한 전 재산 1600만원을 보관하던 차량을 폐차장에 보내버렸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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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모은 병원비 1600만원 폐차장행
양구서 소속 홍찬혁 순경 도움으로 되찾아
사연자 A씨가 강원도 양구경찰서장에게 보낸 편지. 양구경찰서 제공


수년 동안 어렵게 모은 돈 1600만원을 폐차할 차량에 보관하는 바람에 영영 찾지 못할 뻔한 주민이 경찰 도움으로 되찾았다.

사연자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저를 살게 해 준 젊은 경찰관을 격려해달라”며 거듭 요청했다.

18일 강원도 양구경찰서에 따르면 주민 A씨는 지난 7일 경찰 민원실을 찾아 “소중한 전 재산 1600만원을 보관하던 차량을 폐차장에 보내버렸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이 돈은 A씨가 부인과 함께 작은 한식 뷔페식당을 운영하며 힘겹게 모은 병원비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A씨는 스타렉스 승합차가 노후해 양구 한 공업사에 폐차를 부탁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 차량 안에 현금 다발을 보관해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씨는 심장을 부여잡고 공업사로 달려갔지만, 돌아온 대답은 “차는 이미 폐차돼 용광로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A씨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였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폐차장과 경기도 이천 소재 제철소까지 찾아갔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A씨는 자신의 실수로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만 포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중 A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양구경찰서 생활안전계에서 분실물 업무를 담당하는 홍찬혁(26) 순경이었다.

홍 순경을 A씨에게 ‘강원도 춘천으로 함께 가 차량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두 사람이 도착한 장소에는 A씨 차량이 원래 상태 그대로 있었다.

A씨는 곧장 차량 앞 좌석 시트 주머니를 확인했고, 그곳에는 수건으로 감싸뒀던 돈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A씨는 눈물을 훔치며 홍 순경을 향해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사연과 함께 감사 인사가 담긴 글을 편지지 일곱 장에 빼곡히 담아 양구경찰서장에게 보냈다.

A씨는 편지에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저를 살게 해준 경찰관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해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며 “모든 분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경찰서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서장님께 큰절을 올리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며 홍 순경을 격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홍 순경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입장에서 공감하고 함께하는,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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