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장관 "R&D 예산 구조개혁, 소통 충분치 못했다"

유창재 2023. 12. 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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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기자간담회서 소회 밝혀... "책임질 일 있으면 마땅히 책임질 것"

[유창재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 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변인실 이영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8일 "R&D(연구개발) 예산 구조개혁에 있어서 국민, 연구현장의 과학자들과의 소통이 충분치 못한 점은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세종의 한 식당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송년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에서 이같이 말헀을 뿐만 아니라 질의응답에서 여러 차례 R&D 예산 감축 과정과 관련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먼저 이 장관은 미국의 잭 웰치 GE회장이 "경영은 소통이 중요하다"고 한 말을 인용하며 "소통이 경영에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연구에도 중요하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서 "공진(共振)이라는 말이 있다. 이게 하나의 협력 관계, 소통 관계로 볼 수 있는데, 고유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같은 진동수를 가진 외부 힘을 만나서 진동이 증폭하는 현상을 뜻한다"면서 "이게 뭐냐면, 국제 협력을 할 때 서로 주파수가 같다. 그 말은 과학기술 능력이 비슷하다는 말과 등가하고, 이럴 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하고 싶다"고 비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선도국과의 기술동맹이 공고하게 다져진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량이 퀀텀점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이 예를 든 '공진'이란 단어는 물리 용어로, 공학도인 이 장관이 평소 좋아하는 단어라고 한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R&D 예산 감축에 대한 '장관 책임론'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 장관은 "언론에서도 그동안 연구비를 받아다가 낭비적인, 비효율적인 것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는 지적을 해주셨다"면서 "국회도 그런 질의도 많이 해주셨고, 또 각계 내부에서도 많은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R&D 예산 감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능한 한 연구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저도 연구자죠, 생태계 원리를 알고 있고, 일일히 말씀으로 드릴 수 없는 문제도 있다"면서 "그런 문제도 이번 예산 구조조정뿐 아니라 제도 개선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 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변인실 이영규
 
특히 이 장관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 되겠죠. 뭐든지 제가 책임을 피한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저도 과학기술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정말 제대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경쟁력을 갖추고 제대로 발전시키자 많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장관이 이날 '소통의 아쉬움'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질문이 다시 나오자, 이 장관은 "R&D 예산 조정 과정에서 현장에 의견 듣고 반영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거듭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고는 "대표적으로 대학원생 인건비 관련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이 나름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신경을 썼다"면서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나, 현장에서도 우려했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그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정책 수단을 강구했고, 미처 살펴보지 못한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어 그런 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젊은 연구자들의 과제 개수와 액수, 이들이 외국에서 (국내) 출연연구소와 대학으로 오면 정착에 필요한 시설 구축 금액 등을 늘려 젊은 연구자들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면서 "자라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문제가 없도록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 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변인실 이영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구글·넷플릭스 등 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들의 급격한 요금 인상으로 국내 이용자들의 디지털 물가 부담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요금을 올리더라도 왜 올릴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고 이해시키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소비자가 부담되지 않도록 빅테크 기업들이 고민을 많이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국내 OTT 업체들의 인수합병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내 OTT가 외국 여러 기업에 비해서는 열악하기에 경쟁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면서 "합쳐서 경쟁력이 생긴 다음에 독과점 폐해가 생기면 독과점에 대해 조치하는 게 합리적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외에도 이 장관은 사실상 연내 '우주항공청' 설립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소속 기관으로 하느냐 마느냐, 또 법률에 넣느냐 마느냐 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모든 이슈는 다 해결이 됐다"면서 "우주항공청 설립이 하루하루 늦어질 때마다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슈가 다 해결됐는데 빨리 추진하는 것만 남았다"며 "필요하다면 저희가 적극적으로 국회를 도와서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올해 과기정통부의 성과로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 ▲디지털 경쟁력 세계 6위 등극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방안 및 디지털 권리장전 발표 등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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