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아르헨티나 신정부의 경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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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으로 하비에르 밀레이가 취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내년 아르헨티나 GDP가 3% 정도 하락해 경제 침체를 예상한다.
의회의 다수파인 페론주의자들은 밀레이 정부의 긴축정책에 맞서 싸우겠다고 천명했다.
수년간의 경제 위기에 지친 많은 아르헨티나인은 현 상황을 개혁할 시간을 그에게 일단은 주겠지만 국민들의 인내심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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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장선 환영했지만
부채·사회 불안 가장 큰 과제
지난 10일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으로 하비에르 밀레이가 취임했다. 자칭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인 그는 바로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축소했다. 정치 경험이 거의 없던 그가 대선에서 당선된 주된 이유는 지독한 경제난 속에서 극적인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 특히 성난 젊은 유권자들의 선택이었다. 외환보유액은 바닥나고, 인플레이션은 140% 정도에 이르고, 통화인 페소는 4년 사이에 90%가 하락했고, 국민의 40%가 빈곤 상태이다. 유권자들은 전 정부의 무능과 부패에 분노했다.
신 정부는 출범 이틀 만에 페소 가치를 54% 평가절하했다. 공식 환율이 하룻밤 새 달러당 366.5페소에서 800페소로 급변했다. 또 중앙은행은 금리를 133%로 유지하고, 페소 가치를 매월 2%씩 낮춘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과거 정권들은 수년 동안 외환 통제와 수입 제한 등으로 페소 하락을 저지해왔다. 외환 보유액 고갈을 감추고 자본 이탈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이런 조치를 시장은 일단 환영했다. 또 신 정부는 에너지·교통 분야의 각종 보조금 삭감, 공공사업 중단 등 국내총생산(GDP)의 2.9%에 달하는 재정지출 축소 계획도 밝혔다. 일부 세금을 잠정적으로 인상해 재정수입을 2.2% 정도 늘려서 GDP의 5% 수준인 재정적자를 내년까지 대폭 줄이려 한다.
하지만 개혁의 비용은 즉각적으로 발생하고, 그 이익은 불확실한 데다 장기적이다. 페소의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려 물가가 또다시 오르고 있다. 재정지출 삭감으로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분석가들은 내년 아르헨티나 GDP가 3% 정도 하락해 경제 침체를 예상한다. 청년·서민층의 반발이 예상된다. 문제는 밀레이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상원에서 72석 중 고작 7석, 하원 257석 중 38석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방정부는 여당 소속이 한 곳도 없다. 과거에는 통상 여당이 의회의 45% 정도를 차지했다. 의회의 다수파인 페론주의자들은 밀레이 정부의 긴축정책에 맞서 싸우겠다고 천명했다. 강력한 노조는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 비페론주의 정파 출신 대통령들은 대부분 경제개혁을 반대한 시위로 물러났다.
또 다른 큰 문제는 부채이다. 아르헨티나 국가부채는 총 4000억달러 이상인데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부채만 440억달러이다. 내년 1월에만 IMF와 다른 채권자들에게 지불해야 할 액수가 40억달러에 이른다.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상환액만 약 160억달러다. 이 돈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시급한 과제이다. 아르헨티나의 부채 조정이 필요하다. 실패하면 자칫 10번째 디폴트에 이를 수도 있다.
중앙은행 폐쇄 같은 극단적 공약을 철회하고 더욱 실용적 접근을 택한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있다. 당초 맹공을 퍼붓던 중국에 대해서도 현실주의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아르헨티나 수출의 거의 10%를 차지하고 양국은 200억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게다가 중국 회사들은 아르헨티나 리튬, 인프라 사업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밀레이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사회적 불안을 억제하는 것이다. 수년간의 경제 위기에 지친 많은 아르헨티나인은 현 상황을 개혁할 시간을 그에게 일단은 주겠지만 국민들의 인내심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로서도 아르헨티나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만은 없다. 가계부채, 기업부채가 감당하기 힘든 상태에 이른 우리 경제의 현실을 직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동기 ‘달러의 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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