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평면도를 수집해 한국적 구성으로 재현한 정보영의 조각보 #데코데코
Q : 정보영을 대변하는 작품
A : ‘한국적 구성(Korean Composition)’ 연작. ‘Wolfs+Jung’이라는 작가 듀오로 활동하며 만든 첫 개인 작업. 유럽에서 6년, 베이징에서 4년의 시간을 보내며 해외는 물론 고국에서도 이방인이었던 시기의 질문을 모았다. 특히 조각보를 한 땀 한 땀 이으면서 나를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
Q : 〈엘르 데코〉와 함께하는 전시 〈데코·데코: 리빙룸 아케이드〉에서는
A : ‘한국적 구성’의 오방색 연작과 ‘노랑색의 한국적 구성’ 등을 선보인다. 한국의 급속한 근대화 · 도시화 속에 형성된 대단지 아파트 평면도 여섯 개를 바탕으로 전통 조각보를 표현했다. 최근 작업한 ‘노랑색의 한국적 구성’(2023)은 그동안 수집해 온 다양한 거실 형태를 모은 것이다.
Q : 당신에게 리빙룸이란
A : 가장 큰 창이 있는 넉넉한 공간이자 어느 곳보다 가변적인 공간. 팬데믹 때는 초등학교 교실이면서 유치원, 체육관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거실의 가변성에 눈을 뜬 듯하다.
Q : 당신 작품으로 이뤄진 방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A : 그 방은 아마도 하나가 아닐 것이고, 그곳에 드나드는 이들은 작품 너머를 와유(臥遊)하는 자유로운 사상가가 아닐까. 누구든 내 작품에서 매일 다른 것을 발견하고, 사고와 경험이 확장됐으면 좋겠다.
Q : 당신이 경험한 가장 놀라운 공간
A : 학창시절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경험한 두 개의 방. 하나는 마크 로스코의 전시다. 그림을 경험했다는 느낌을 알게 해줬고, 존재에 대한 질문이 요동쳤다. 다른 하나는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The Weather Project’. 몰입을 경험했던 공간이었다. 인공과 자연이 다름을 알면서도 이에 순응하고 반응하는 감정이 낯설면서도 고무적이었다.
Q : 작품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
A : 동료 작가이자 남편인 엠마뉴엘 울프스. 런던 RCA에서 함께 수학하면서부터 나눠 온 우리 시대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 기술 발전과 문화에 대한 대화와 논쟁을 바탕으로 수년간 공동 작업을 함께해왔다.
Q : 삶과 예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
A : 어떤 재료로 작업하든 여전히 내 손을 거쳐가는 작업을 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머리로 알 수 없는 것들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Q : 삶을 담는 공간에 예술이 필요할까
A : 풍부한 삶의 경험을 위해 아름답고 지적인 자극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보영 인스타그램 @boyoung_jun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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