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보다 1억원 오른 국민평형 분양가...'청포족' 60만명 늘어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국 아파트 국민평형(전용면적 84㎡)의 올해 평균 분양가가 지난해보다 약 1억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분양가에 대한 부담 탓에 올해 분양 사업지 10곳 중 3곳은 청약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했다. 청약을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아파트 3.3㎡(평)당 분양가는 1713만원(㎡당 51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35만원)에 비해 179만원 상승한 것이다. 이를 전용면적 84㎡(공급 34평) 기준으로 환산하면 6052만원 오른 셈이다. 지난해 1월(1417만원)과 비교하면 전용 84㎡ 기준으로 1억77만원 올랐다.
서울의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는 3420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2989만원)보다 14.4%(431만원) 상승한 수치다. 역시 전용 84㎡로 환산하면 1억4654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 민간아파트 월평균 분양가는 9월까지 3.3㎡당 1400만원대 수준이었으나 10월 1500만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5월(1613만원) 이후 16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7개 사의 평균 가격은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새 42.1% 급등했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1%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은 청약 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아파트 분양을 한 전국 사업지는 총 215곳인데, 이 가운데 67곳(31.2%)은 청약경쟁률이 0%대를 기록했다. 청약경쟁률이 0%대라는 것은 청약 미달로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는 의미다.
사실상 미분양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이기도 하다. 2021년 청약경쟁률 0%대 비율은 14.6%였는데, 이와 비교하면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직방은 “(분양가 상승으로) 과거보다 시세 차익 기대가 낮아지면서 분양 대기 수요가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해진 것이 사업지별 경쟁률 양극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청약을 포기하는 ‘청포족’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기준 청약통장 총가입자 수는 2713만6195명으로 올해 초(2773만9232명)보다 60만 명 가까이 줄었다. 가입자는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분양가 상승과 함께 고금리 여파로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도 분양가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수록 청약 수요층의 가격 민감도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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