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최고의 윙어, 아스널 '무패 우승' 멤버로도 손색 없다"…SON·살라 아니면 누구?

이태승 기자 2023. 12. 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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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유일무이한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의 신화를 일궈낸 2003/04시즌 아스널에서 주전 센터백을 맡았던 콜로 투레가 후배 공격수 활약을 눈여겨보며 극찬했다.

해당 공격수는 아스널 성골 유스 출신 윙어 부카요 사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6일(한국시간) 투레와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하며 그의 발언을 소개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투레는 아스널의 최근 전술을 분석한 뒤 리그 단독 선두에 오른 친정팀에 평가를 전했다. 아스널은 19일 끝난 브라이턴전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승점 39를 기록, 같은 날 맨유와 0-0으로 비긴 리버풀(승점 38)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투레는 사카에 대해 "과거 무패 우승을 이룬 스쿼드에 포함시켜도 손색이 없다"며 후배 공격수에 대한 극찬을 남겼다. 그는 "사카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서 '넘버 원' 윙어"라고 평하며 "수비수가 한 명이 붙어도, 두 명이 붙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처럼 할 수 있는 윙어는 리그에 몇 없다"고 밝혔다.


사카는 '패스 앤드 무브(동료 선수와의 패스 플레이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플레이)'보다 개인 기술로 돌파하기를 좋아하는 윙어다. 빠른 주력과 타고난 발재간이 상대를 따돌리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카는 단순히 돌파만 하는 선수가 아니다. 과거 아스널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이 기틀을 잡은 아스널 전술엔 동료와의 연계가 매우 중시된다. 사카 또한 아스널의 유스 출신 선수로 이러한 연계 플레이도 곧잘 할 줄 아는 선수다. 그래서 더욱 무서운 선수라는 평가다.

투레는 "사카와 같은 드리블 실력을 갖고 있다면 상대와의 1대1 돌파를 유도하는 전술을 짜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사카는 연계 또한 가능한 선수기 때문에 패스 플레이와 더불어 돌파로 공격 전술에서 (다수의 동료가 공격하러 전진해 수적 우위를 점하는) 오버로드를 만들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수비에서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한 뒤 모든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며 상대 진영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오버로드 전술은 '벵거볼'의 핵심이다. 이러한 수적 우위를 빠르게 취하면 단순하게 롱 패스를 시도하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강팀들보다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었다. 따라서 벵거는 공격 때 선수들이 최대한 전진하면서 동시에 빠르고 간결한 패스로 끝없는 침투 및 연결을 이끌어내 무패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전술적 철학은 현재 아스널의 전술적 기반을 다져줬다. 사카는 2008년부터 아스널 유스에서 뛴 유망주이기 때문에 구단의 철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그의 개인 기량과 더불어 아스널과의 오랜 인연은 과거 무패우승을 일궈낸 선수단의 일원으로 활약하기에 결함이 없다는 이야기다.

투레는 "윙어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상대보다 먼저 골문 앞에 도달하려면 중앙보다는 측면에서의 플레이가 우선되기 때문"이라고 전하며 "그냥 점유율만 가지고 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올 시즌에도 아스널이 꽤 성공적인 이유는 바로 사카를 비롯한 측면자원의 움직임 덕분이라는 주장도 곁들였다. 투레와 '디 애슬레틱'은 지난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 맞붙은 아스널과 루턴 타운전을 복기하며 아스널의 세부적인 전술을 파헤쳤다. 전반 45분 나온 공격수 가브리에우 제주스의 득점 장면이었다.

루턴 타운은 해당 경기서 5백을 구성해 수비적인 강도를 높이려했다. 투레는 "백5을 사용하는 팀을 상대하면 침투하기가 매우 껄끄럽다"며 정상적인 아스널 전술이 가동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공을 잡은 윙어다.



당시 득점 장면을 보면 사카는 측면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인버티드 윙어(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는 역할)를 충실히 수행한다. 사카가 공을 잡고 들어오면 수비는 사카에 집중하며 센터백과 풀백이 사카에게 붙게 된다.

이 때 같이 우측면에 서있던 아스널 풀백 벤 화이트는 그대로 침투하고 사카는 화이트에게 패스해 공을 연결한다. 이렇게 되면 화이트가 윙어가 되고 사카는 중앙에서 또다른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후 화이트가 5백을 뚫어낸 뒤 골대 근처에서 크로스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아스널의 경우 사카가 미드필드 자리에 합류해 오버로드가 이뤄져 5백을 구성하던 루턴 타운의 수비진과 헤딩을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의 숫자가 같아진다. 때문에 상대의 수적 우위를 지우고 같거나 더 많은 자원을 공격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화이트의 크로스를 받은 제주스가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해 2-1 역전골을 만든다.


투레는 "사카는 (이 경기서) 두 명의 대인 마크를 계속 받는다. 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중앙으로 들어와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스널의 레전드 미드필더 로베르 피레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투레는 "피레는 왼쪽 윙어 자리에서 활약했지만 사실 거의 10번(플레이메이킹을 담당하는 전천후 미드필더)에 가까웠다"며 "그는 중원으로 들어와 미드필드 네 명을 만들어 수적 우위를 갖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사카 또한 피레스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카같은 선수는 아스널의 전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투레는 "현재 사람들이 기대 득점 값을 이야기하며 그런 수치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크로스를 올렸을 때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박스 내부에 포진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오버로드의 중요성을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디 애슬레틱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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